"먼저 만들어야 이긴다"...배터리 3사,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레이스

중국과의 경쟁 뿐 아니라 업계 영향력 판가름할 요소
국내 배터리 3사 지향점 같아도 전략 및 개발 과정 상이해
박재훈 기자 2023-10-05 10:08:04
국내 배터리 업계가 배터리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배터리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차세대 기술개발로 격차를 벌리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역할인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기존 배터리 대비 안전성이 우수하며 성능 측면에서 개선된 차세대 배터리라고 평가받는다. 또한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으며 유기 용매가 없어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크게 감소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뚜렷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생산 비용이 높은 탓에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BYD(비야디)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KG모빌리티의 전기차 토레스EVX. /사진=KG모빌리티


최근 중국의 LFP(리튬·인산·철)배터리는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 입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배터리는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다. 하지만 LFP배터리가 NCM배터리 대비 가격에서 장점을 보이고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전기차에 채택되고 있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은 이미 시장에서 LFP배터리의 기술력을 입증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추세다. 테슬라의 일부 모델을 비롯해 최근 출시한 국내 완성차 업체 KG모빌리티의 토레스EVX, 기아의 레이EV 등 신차들에 LFP배터리가 탑재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이와 같은 시장반응에 대응하기 위해 LFP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포트폴리오에서 리튬황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량화 및 가격 경쟁력에서 장점이 있는 리튬황 배터리는 수명 및 성능 기술을 조기 확보해 비행체 중심으로 신시장에 적용 및 추진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두 가지를 모두 개발 중이며 기존 양산 공정 활용이 가능한 고분자계는 2026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 이후에는 황화물계 전지도 상용화를 목표로 잡고 있다.

동시에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대학과 기관과 협업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점하는 노력도 펼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 있어 권위자로 불리는 셜리 멍 교수가 이끄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UCSD)연구팀은 지난 2021년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개발해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60도 이상 고온에서만 충전이 가능했으나 연구진은 상온 급속 충전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 샘플이 IAA 모빌리티 2023 부스에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코엑스서 열린 인터배터리2023의 삼성SDI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전고체 배터리 샘플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재훈 기자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수원 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동시에 울산 공장에서 LFP배터리 라인을 검토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S라인은 전고체 전지 전용 극판 및 고체전해질 공정 걸비, 전지 내부의 이온 전달을 원할히 만드는 셀 조립 설비를 포함한 신규 공법과 시설이 도입됐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마찬가지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전고체 배터리의 샘플 생산에 들어갔다. 연내로 고객향 시제품 생산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2025년에는 전고체 배터리 대형 셀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에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3월 인터배터리2023 SK온 부스에 전고체배터리 샘플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재훈 기자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두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두 기술 모두 2026년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2025년까지 SK온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47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완공할 계획이다.

SK온은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 및 글로벌 품질관리센터를 신설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면서 안정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올해 전고체 배터리 시장은 7GWh(기가와트시)에 불과하지만 2025년에 33GWh, 2030년에는 195GWh로 시장이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가 배터리 시장에서 영역이 확대됨과 더불어 중요도가 부각되는 만큼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을 선점하는 것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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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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