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침체 지속…HMM 인수전 변수로 작용

HMM, 1·2분 이어 3분기도 적자 전망
하림·동원·LX인터내셔널, 자금 마련 급급
일각, 유찰 가능성 제기…현대차그룹·포스코그룹 거론
신종모 기자 2023-10-16 11:05:38
국내 유일 국적 선사인 HMM 인수를 놓고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해운업 침체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5조원 안팎으로 예측되는 HMM 인수 가격과 고금리,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유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매각 측은 각 기업에 2개월간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어 본입찰을 진행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그룹, LX인터내셔널 등은 HMM 인수를 위해 자금 마련에 여념이 없다. 

4600TEU급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그러나 해운업계 업황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HMM의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통적으로 3분기는 해운업 성수기이지만 업황의 침체로 HMM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 이상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1495억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4.3% 줄어든 수치다. 

앞서 HMM은 지난 1분기·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0% 넘게 감소했다. 지난 2020년~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이슈가 해소되면서 올해부터 글로벌 해운시장의 운임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된 것이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 상승도 한몫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전쟁으로 중동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6% 가까이 치솟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87.69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4.78달러(5.8%)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운임하락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인수 기업들이 자금 부족 상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HMM의 적자가 계속 이어진다면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수 기업 자금력 부족…유찰 가능성 솔솔

HMM 인수에 참여한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 등 모두 자금력이 부족하다.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 1조원, LX인터내셔널 1조원, 동원산업 6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하림은 자체적으로 2조원, 브릿지론과 인수금융 등에서 각각 2조원 규모 등 총 6조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동원은 한국투자금융그룹의 지원, LX는 LG, GS 등에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만약 이번 매각이 유찰될 경우 현재 인수 후보 기업보다 규모가 큰 10대 그룹 중에서 인수전에 참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앞서 HMM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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