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이화전기 거래정지, 전혀 몰랐다”…3가지 증거 제시

신수정 기자 2023-10-17 17:52:35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가 ‘이화전기 거래정지 및 사모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내부자 거래를 통한 사적이익 추구가 아니냐’는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저희가 사전에 (거래정지 여부를) 몰랐던 것을 입증할 세 가지 신빙성 있는 증거가 있다”고 답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메리츠증권 임직원 불법 사익 추구 의혹과 관련해 최 대표가 증인으로 소환됐다. 

이 의원이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은 주가조작 전과가 있는 사채업자 출신이다. 차명으로 지분을 분산시켜 놓고 경영권을 행사했는데 이를 알고 있었느냐”고 묻자 최 대표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또 이 의원은 “증인이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김영준 회장이 압수수색을 당한 게 그(거래정지)로부터 3개월 전이다. 투자했는데 대표이사 회장, 대주주가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하면 투자자는 회사의 문제가 있나 따져보고 풍문도 듣고 하는 게 정상적인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회장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3월20일, 이화전지 주식 거래정지는 5월11일 이뤄졌다. 

그러면서 “알고 있기로 메리츠증권의 투자의사 결정 과정은 매주 열리는 사장단 회의에서 최고경영자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향해 “금감원이 진행 중인 메리츠증권 조사 범위를 전면 확대하는 것을 요청한다. 조사 시 메리츠증권의 투자 프로세스 작동 경위 등을 꼼꼼히 조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최 대표는 “이러한 사태가 초래돼 송구스럽다”면서도 “저희가 이를 전혀 몰랐다는 정황증거가 3가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3가지 증거로 ▲거래정지 3주 전 이화전기에 대한 (주식으로의) 전환 신청을 통한 담보권 상실 ▲거래정지 6일 전 이화전기 관련 유가증권 279억원 추가 인수 ▲거래정지 당일 오전 이화전기 측의 300억원 유가증권 인수 등을 제시했다. 

최 대표는 “이러한 당시 현황을 보면 높은 확률로 회사(이화전기) 자체도 거래정지에 대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조치와 관련해선 “금감원 조사에 철저히 임해 이런 의혹에 대해 설명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다. 이후 횡령‧배임 혐의로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주식 거래정지 직전인 올 5월10일 지분 32.22%(5838만2142주)를 전량 매도해 약 9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에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졌다. 

또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이 내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사모 전환사채(CB)를 부당하게 취득, 처분해 사적이익을 추구한 문제도 논란이 됐다. 메리츠증권 투자은행(IB)본부 임직원들은 회사 고유자금이 선순위로 투자되는 상황에서 본인‧가족‧친인척‧지인 등을 통해 투자조합 및 특수목적법인(SPC)를 만들어 후순위로 CB에 투자해 수십억원 상당 사익을 추구했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지난 11일 증권사 사모 CB 기획검사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메리츠증권의 불법적 행위를 알리고, 관련 심층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7일 국회 정무위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캡처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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