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확대....한미약품, 비만 치료제 신약으로 '참전'

임주현 전략기획실장 중심 비만 치료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 가동
비만 적응증 '에페글레나타이드', 2년 안 임상 3상 마무리
GLP-1 계열 먹는 비만 치료제도 개발 중...'지방 감소' 제품 내년 초 식약처 제출
황성완 기자 2023-11-30 09:49:22
전 세계에서 글로벌 비만 치료제가 시장이 확산됨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중심으로, 신사업 비만 치료 신약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H.O.P)'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2년 내 자사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사옥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매년 성장...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계획 승인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최근 임주현 전략기획실장과 최인영 R&D 센터장 주도로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했다.

한미약품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해 이를 전담할 비만대사팀을 꾸렸다. 이는 비만 예방, 치료, 관리를 아우르는 혁신 신약을 빠르게 개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원)였던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매년 성장해 2030년 540억달러(약 7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할리우드 스타들뿐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억만장자들도 살을 빼기 위해 비만 치료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은 늘어나는 환자 수와 비례한다. 세계비만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2020년 9억8800만명에서 2025년 12억4900만명, 2030년 15억5600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4%에서 2025년 17%, 2030년 20%로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비만 치료제 신약 개발에 한창으로, 그 중 가장 한미약품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0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을 적응증으로 한 약물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 약물은 주 1회 주사하는 제형으로 개발 중으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의 유사체로 작용한다.

한미약품은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온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적응증을 변경해 2026년 비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상용화 위해 2년 내 임상3상 마무리...임상시험 대상자 약 420명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 3년 내 상용화를 위해 2년 안에 임상3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회사가 밝힌 임상시험 대상자는 약 420명으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 시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확인한다.

한미약품이 계획대로 제품을 시장에 내놓으면 위고비, 마운자로와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만든 비만 주사제로, 마운자로는 미국 업체 일라이릴리가 만든 비만치료제다. 모두 주 1회 투여 방식이다.

위고비는 최근 당뇨와 체중감소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이 부분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8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만치료제로 승인 받은 마운자로는 임상3상에서 20%가 넘는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위고비는 이르면 2025년에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운자로도 본격 판매까지 2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 약 400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며 "부작용 파악 등 한국인에 최적화할 수 있다는 부분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가동 중인 '에이치오피(H.O.P)' 프로젝트.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에이치오피' 프로젝트 가동...'에페글레나타이드' 포함 비만치료제 4종 임상시험 돌입

또한, 한미약품은 최근 비만 치료에서부터 관리, 예방에 이르는 전주기적 치료 방법을 모색하는 에이치오피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에이치오피 프로젝트에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수술적 요법에 따른 체중 감량 효과(25% 내외)에 버금가는 강력한 효과를 확인한 LA-GLP·GIP·GCG(코드명 : HM15275), GLP-1 제제 사용시 나타날 수 있는 근육량 손실을 방지해 체중 감량의 퀄리티를 개선하고 요요 현상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바이오신약, 섭식장애 개선제, 경구용 비만치료제, 비만 예방과 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치료제 등이 포함돼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포함해 내년 초 다수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들을 개발 트랙에 올릴 예정이다. 최소 4개 이상의 치료제들이 차례로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이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종류는 다양하다. 지방 감소 효과를 기존 약 대비 크게 높인 제품, 비만약 복용 시 근육량 감소를 막아주는 제품, 체중 감소와 근육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내는 제품 등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GLP-1 계열 먹는(경구용) 비만 치료제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이 본격화하면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가 된다.

이 중 지방 감소 효과를 높인 제품의 경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년 초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다는 목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비만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으로 '비만도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한국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GLP-1 비만신약을 시작으로 H.O.P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개발을 통해 혁신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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