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노란봉투법·방송3법 거부권 행사

민주당, "헌정질서 훼손" 반발
재계, "미래세대 위한 결단" 환영
김성원 기자 2023-12-01 17:39:35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과 방송 관련 3법에 대해 1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9일 이들 법안이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지 22일 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헌정질서 훼손"이라고 강력 비난했지만 노란봉투법을 반대해 온 경제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날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안을 행사한 것은 양곡관리법과 간호법에 이어 취임 후 세 번째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쟁의행위 범위 확대와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방송 3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묶어 통칭하는 말이다.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등 외부로 확대한 게 골자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들 법안은 국회로 다시 넘어갔다. 본회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의석 분포상 국민의힘이 전체 의석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민주당이 이를 재의결하기는 어렵다.

1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대통령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 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의원 100여명은 이날 오후 본회의 전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남발 규탄 및 민생법안 처리 촉구대회'를 가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방송장악을 위해서, 정권의 무능함과 독주를 감추기 위해서 국회가 의결한 법을 이렇게 함부로 내팽개쳐서야 되겠는가"라고 맹비난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대결과 독선으로 갈 것인지, 대화와 협치를 할 것인지 윤 대통령에게 여러 차례 말했지만, 윤 대통령은 오늘부로 국회와 민주당에 대결과 독선을 선포한 것"이라며 "어느 카드든 나는 맞출 각오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에서 "그동안 경제계는 노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이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고,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영세업체 근로자들과 미래 세대에게 가장 큰 피해가 돌아갈 것임을 수차례 호소했다"며 "거부권 행사는 국민 경제와 미래세대를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이제 산업 현장의 절규에 국회가 답해야 한다"며 "국회는 환부된 노조법 개정안을 반드시 폐기하고, 정략적 판단으로 국가 경제를 위태롭게 하는 입법 폭주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도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불가피한 조치"라며 "개정안은 사용자 및 노동쟁의 범위의 무분별한 확대로 원하청 질서를 무너뜨리고, 파업을 조장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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