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동차, 배터리부터 생산까지 韓서 그림자 커진다

중국 공장 생산으로 저렴한 모델 국내 공략…유럽보다 1000만원 가량 저렴
글로벌적으로 높은 배터리 점유율…국내 공장 설립에도 영향력 뻗쳐
박재훈 기자 2023-12-05 09:15:22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로 넘어가는 전동화 패러다임 시기에 맞춰 중국의 관련 업체들은 배터리 핵심원료와 저가형 배터리 등 자동차 산업의 키를 쥐고 몸집을 키우고 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 판매 전략이 수익보다는 점유율이 중시되는 가운데, 국내 중저가 전기차 모델에도 중국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되고 있다. 국내에 출시되는 수입차 브랜드들 중 몇몇 브랜드들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생태계를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전기차에는 중국의 BYD와 CATL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모델이 늘어나고 있으며 BYD는 KG모빌리티와의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상하이 오토쇼에 설치된 CATL부스. /사진=로이터

과거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은 상품성의 우려를 보이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로 눈총을 받았지만, 현재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글로벌 배터리 점유율에서 BYD와 CATL은 영향력을 키워가며 해외 판로를 확장하는 중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1위와 2위는 CATL과 BYD가 차지하고 있다. 이 중 CATL의 점유율은 36.8%, BYD의 점유율은 15.8%로 두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56.8%로 글로벌 점유율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전동화 전략에 중국 배터리 업체를 포함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SNE리서치 연간 누적(1~9월)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그래프. /사진=SNE리서치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와 기아, KG모빌리티 등이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뛰어난 가성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공장 설비에도 중국업체들은 국내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전동화 경쟁력을 키울 파트너로 BYD를 선택했다. KG모빌리티는 BYD와 함께 한국 배터리 팩 공장에 협업을 약속했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공동개발 협약도 체결했다.

폴스타4가 공장에서 조립라인에 올라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폴스타

이외에도 르노코리아의 부산 공장에서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산하 브랜드 '폴스타'를 생산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2024년 하반기부터 부산공상에서 폴스타4를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들의 가격 전략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에서 OEM(위탁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국내에 출시하면서 가격을 낮춘 전략을 펼치고 있다. 테슬라도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여러 차종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중 '모델Y'는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를 공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전기차 최대 수입국은 독일에서 중국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전기차 보조금 수령시 모델Y RWD 실제 구입가는 4000만원대 후반이다.

볼보코리아 EX30. /사진=볼보코리아

최근 볼보가 내놓은 소형 SUV 'EX30'도 모델Y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말 출시를 앞둔 볼보 EX30은 타 국가 출시금액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형성됐다. EX30은 전기차 보조금 수령시 시작가가 4330만원이며 이는 유럽 판매가격인 ▲독일 6570만원 ▲영국 6810만원 ▲스웨덴 6750만원 대비 1000만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런 가격 책정 배경에는 EX30이 중국 지리자동차 허베이성 공장에서 생산된다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허베이성의 공장이 인건비가 낮고 생산체계가 우수하다는 점도 이유겠지나 유럽보다 한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들여오는데 가격 책정이 유리한 면모가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들에 대한 사후관리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격에 따른 가성비 모델로 고객들의 인기를 끌 수 있지만서도 제대로 된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냐는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도 수리 인력문제와 더불어 인프라 문제로 개선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수리에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과 협업 관계인 한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제외하고도 안정성 측면에서도 상품성을 인정받아가고 있는 추세"라며, "향후 AS서비스 문제는 제품이 출시되고서 지켜봐야겠지만, 빠른 시간 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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