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업 매각 추진 중인 SK케미칼…내년 사업은 '그린케미칼'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PE와 매각 협상 MOU…추진 금액 약 6000억원
매각 추진 원인 '비용 증가·연구개발센터 인원 지속 축소'로 꼽혀
매각 후 그린케미칼 사업 확장…'완결적 순환 체계 실현 사업' 진행
황성완 기자 2023-12-19 09:59:11
SK케미칼이 자사 제약사업부(Life Science Biz)를 매각하고, 내년에는 친환경 플라스틱 등을 취급하는 그린케미칼 사업부(Green Chemicals Biz)에 매진함에 따라 전통 화학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그동안 제약사업부 매진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SK케미칼은 지난 9월 24일 최근 제약사업부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각 추진 금액은 약 6000억원 가량이다.

이와 관련해 SK케미칼 관계자는 "합병 추진과 관련해 공시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공개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SK케미칼 판교 사옥 전경.

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 추진은 "비용 증가 우려…연구개발센터 인원 지속 축소"

SK케미칼이 선대회장의 사업보국(힘써 일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라) 경영 철학이 녹아든 사업부인 제약사업부 매각을 추진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용 증가 우려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SK케미칼이 지난해 발표한 경영계획을 살펴보면 제약사업부로 자금을 확보해 다른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제약사업부의 매출은 지난해 2분기 772억원에서 올해 2분기 863억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29억원이 감소했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로 물적 분할 한 이후,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전폭적으로 지지했고, 이로 인해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는 축소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 5월 혈액제제 사업을 떼어내 SK플라즈마를 설립하고 2018년 7월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분사했다.

2020년 3월 바이오에너지부문을 한앤코16호유한회사에 3825억원에 매각했고 같은 해 정밀화학사업 중 IT소재(시약)를 SK케미칼대정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2021년 기타 사업부문으로 분류되던 유틸리티 사업은 SK멀티유틸리티로 분할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94명이었던 SK케미칼 연구개발센터 인원은 2019년 20명으로 극감했다.

SK케미칼 코폴리에스터 소재로 만들어진 화장품 용기/사진=연합뉴스

SK케미칼, 제약사업부 매각 후 '그린케미칼' 사업 확장…자회사 지원 가능성도

SK케미칼 역시 제약사업부 부분을 매각하고, 매각한 돈으로 내년부터 그린케미칼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SK케미칼은 플라스틱의 수거 및 선별, 재활용까지 '완결적 순환 체계 실현'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케미칼은 향후 폐플라스틱을 포함한 그린바이오 소재 산업에 약 1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순환 재활용 기술인 코폴리에스터(에코트리아)의 생산 시설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울산에 이어 중국에서도 생산 기반 확장에 나섰다. 매각을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GC사업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아울러, SK케미칼이 이번 사업부 매각이 된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플라즈마 등 자회사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자체 개발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출원 등 백신 매출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최근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이를 통해 각 본부를 책임경영 체계로 전환하고 사업 고도화 및 전문성 강화에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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