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수장 교체부터 지분 매각까지…2023년 통신 업계는?

황성완 기자 2023-12-28 09:24:57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업계에는 올해 어떤 이슈가 있었을까. 가장 큰 이슈는 KT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다. KT는 정치권발(發) 수장 교체 논란 탓에 오랜 공백기간을 거쳐 수장 교체를 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내년 신사업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SK텔레콤, SK스퀘어와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에도 변화가 있었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선언했고, SK스퀘어는 SK쉴더스와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며 정리 작업에 나섰으며,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20년부터 약 4년 간 망 사용료 공방을 벌여오던 넷플릭스와 화해했다.

LG유플러스도 새해 초반부터 디도스·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를 겪었지만 빠른 사과와 피드백으로 인해 무난히 한해를 넘겼다.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KT, 김영섭 대표 선임으로 5개월 만에 경영 공백 해소…"디지털 파트너 도약"

지난 8월 30일 KT의 오랜 숙제가 해결됐다. KT는 장정 5개월이라는 긴 기간동안의 경영 공백을 임시주총을 통해 김영섭 대표를 선임함에 따라 메꿨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취임 직후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KT그룹이 보유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기술력, 사업역량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코 KT를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11월 30일 '탈통신'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고, AI 등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첫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연구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위해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며, 최근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한 데 이어, AI 사업을 본격화하고 동시에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 기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추가로 신설해 AI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KT는 디지털 혁신과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를 외부에서 추가로 영입하며, 내년 AI 신사업과 디지털 파트너로 도약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다.

SK텔레콤 유영상 대표가 SK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SKT

SK그룹, 'AI 컴퍼니 도약 가속화·자회사 매각·넷플릭스와 화해' 

SK텔레콤, SK스퀘어와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9월 26일 AI 기자간담회를 개최하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날 SK텔레콤은 'AI 인프라·AIX·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전 영역을 혁신하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은 자사의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AI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과 관계를 밀접하게 만드는 '자강'과 AI 얼라이언스 중심의 '협력' 모델을 피라미드 형태로 단계별로 묶어낸 것이다.

SK텔레콤 역시 KT와 마찬가지로 탈통신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AI·글로벌을 겨냥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유영상 대표 역시 연임을 확정지었다.

SK텔레콤은 지난 9월 발표한 AI 피라미드 전략 추진을 실행하기 위해 이번 조직게편에서 4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AI서비스사업부'와 '글로벌·AI테크사업부'는 글로벌 PAA(Personal AI Assistant)와 함께 텔코 특화 LLM을 만들기 위해 자강과 협력을 추진한다. 'T-B 커스터머사업부'와 'T-B 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전 사업 영역에서 AI를 적극 도입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글로벌 시장에서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이를 전담할 '톱 팀(Top Team)' 조직을 신설해 운영한다.

SK스퀘어 본사 /사진=SK스퀘어

SK스퀘어와 SK브로드밴드에도 올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우선 SK스퀘어는 올해 SK 쉴더스와 11번가, 콘텐츠 웨이브 등 자회사 기업들을 연달아 매각했다. SK스퀘어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을 8600억원에 매각하면서 경영권까지 넘겼다.

SK쉴더스 매각에 성공해 투자재원을 확보한 SK스퀘어는 다음 매각 대상으로 11번가를 택했다. 지난 2018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1번가의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약속한 ‘5년 내 IPO’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재 11번가는 잠재적인 매수 후보자들을 찾고 있다.

SK스퀘어는 자회사 콘텐츠 웨이브의 합병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최근 CJ ENM이 운영하는 티빙과의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SK스퀘어는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투자 성과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유치 등 목적에 따라 인원을 배치하고 프로젝트 별 업무 수행 방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하형일 사장 단독체제였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이원화해 수익실현을 강화했다.

/사진=연합뉴스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와 지난 2020년부터 시작한 망 사용료 공방을 드디어 매듭지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 코리아 오피스에서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K텔레콤 요금제 및 SK브로드밴드의 IPTV 상품과 결합한 넷플릭스 번들 상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이며,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 상품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또, 더 많은 고객들이 넷플릭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올해 선보인 신규 서비스 AI B tv를 통해 내놓을 계획이며, 내년 2월부터 순차적을 출시할 예정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지난 2월 16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황성완 기자

LG유플러스, 새해부터 디도스·개인정보 유출로 진땀…'사이버 안전혁신안' 발표 이후 안정화

LG유플러스도 디도스 등 새해부터 통신 이상이 발생하며, 진땀을 뺐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 1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일부 고객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다"며 "소중한 정보가 부적절하게 이용될 수 있으니 유의해 주기 바란다"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16일 새롭게 개편된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의 내용은 ▲정보보호 조직·인력·투자 확대 ▲외부 보안전문가와 취약점 사전점검·모의 해킹 ▲선진화된 보안기술 적용 및 미래보안기술 연구·투자 ▲사이버 보안 전문인력 육성 ▲사이버 보안 혁신 활동 보고서 발간 등으로 구성됐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그간 개인정보 유출과 연이은 디도스 공격 사태로 인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사과 이후 더 이상의 디도스는 발생하지 않았고, 황현식 대표도 연임에 성공하면서 LG유플러스는 내년을 위한 도약에 힘쓰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이번 임원 인사에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기존 통신 사업의 기반을 견고히 함과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신사업의 추진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AI·데이터 기반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 신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극 중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유플러스는 통신 맞춤형 AI '익시젠'을 내년 상반기 출시하고, 디지털통신 플랫폼 '너겟'과 인터넷TV(IPTV) 등 고객 접점이 많은 서비스·플랫폼에 챗봇 형태로 적용하며, 내년에도 AI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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