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홀튼은 캐나다 노숙자 커피”... 해외브랜드, 한국에서 유독 비싸게 파는 이유

홍선혜 기자 2024-01-09 11:26:42
"왜 외국 브랜드는 한국에 상륙하면 비싸지는 걸까?"

지난 달 국내에 진출한 캐나다 커피 ‘팀홀튼’이 최근 선릉역점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다. 문제는 오픈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비싼 가격문제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는 것이다. 

팀홀튼 외에도 이케아, 영국 가전제품 브랜드 다이슨, 심지어 명품 브랜드까지 유독 한국에서만 비싸가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팀홀튼은 지난달 한국에서의 첫 번째 매장 신논현역점을 시작으로 2주만인 28일 선릉역 인근에 2호점을 개점했다. 회사 측은 5년 내에 드라이브스루 가능 매장 등 150개 이상으로 점포를 늘려갈 것 이라고 밝혔다. 

팀홀튼 신논현역점. / 사진=홍선혜 기자 


팀홀튼은 한국에서 미디엄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4000원 블랙커피를 39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현지가격으로 비교 시 한국이 2배 정도 비싸다. 캐나다에서 미디엄사이즈 기준 아메리카노는 2.49캐나다달러(약2440원)이며 블랙커피는 1.83캐나다달러(약 1795원) 판매되고 있다. 

아무리 해외브랜드고 국가별 경제·시장·니즈·운영비용 등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2배가량 차이가 벌어지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크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팀홀튼 가격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커뮤니티 캡쳐본


캐나다 유학 경험이 있는 A씨는 “팀홀튼은 캐나다에서 국민커피로 불릴 만큼 유명한건 맞지만, 가성비 브랜드로 '노숙자 커피'로 불리기도 한다”며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일각에서는 팀홀튼 커피가 한국시장에서 스타벅스 만큼 견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더불어 국내 커피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으로 과부화 상태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전국 커피전문점은 9만6650개로 2021년 같은 기간 대비 약 4200개 늘어났다.

그 동안 국내에 입점했던 일본의 블루보틀이나 베트남의 콩커피 등 해외브랜드들이 잠깐 인기를 끄는 듯 했으나 금방 지지부진해졌다. 해외커피브랜드가 한국 시장을 쉽게 뚫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다수의 브랜드와 더불어 최근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등 2000~3000원에 판매하는 가성비 커피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보틀의 경우 서울 성수동에 1호 매장을 오픈한 후 지난 2021년 영업이익 27억 원을 달성하며 2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국내에서 독보적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스타벅스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팀홀튼, 가격 및 브랜드 경쟁력 있나? 

더불어 팀홀튼은 가격 및 브랜드 경쟁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가격 평균이 3000~6000원 사이를 웃도는데 평균3000~4000원대를 오가는 이디야커피 보다는 비싸고 스타벅스와 비교 시 몇 백원 저렴한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브랜드가 국내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소비자의 경우 브랜드를 인지할 때 가격이 너무 저렴하면 가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반면 비싸면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한다. 

스타벅스 역시 고급화 전략으로 국내에 상륙해 초반에는 ‘강남커피’로 불렸지만 다양한 마케팅 전략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 입지를 다졌다. 1000원 이상 구매 시 별 1개가 적립되는 혜택과 더불어 전 매장을 가맹점이 아닌 직영점으로만 운영하면서 입지 선정을 철저히 했다. 

더불어 ‘공간을 판매한다’는 철학아래 단체로 오는 손님을 위한 공간 구성, 좌석마다 배치된 콘센트 등 공부를 하거나 업무를 봐도 이용자로 하여금 눈치주지 않는 분위기가 고객을 끌어오는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됐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는 4500원으로 여전히 비싸지만 커피 프랜차이즈가 왕성한 지금 스타벅스 보다 비싸거나 비슷한 가격에 판매되는 매장도 많아 현재 비싼 커피라는 인식이 와해 된지도 오래다. 

그러나 고물가,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침체된 현 상황에서 한국에서의 프리미엄 전략이 언제까지 먹힐지는 미지수다. 산업계 전반적으로 한국은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 통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이케아의 경우 고물가·고금리 직격탄을 맞아 한국에서 2년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첫 상륙했을 당시 이케아는 국내 입점당시 한국판매가가 일본, 독일대비 15~20% 비싸게 판매돼 각종 언론에서는 국내 가격 수준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1개국 중 스웨덴에 이어 2번째로 높다는 보도를 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싼 것이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듯 한국 소비자들은 괜찮은 브랜드라도 너무 저렴하면 싸구려라는 인식을 갖는다 더불어 SNS에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전략이 먹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최근 팀홀튼의 경우도 가성비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디야 보다 비싸면서 스타벅스와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1위 스타벅스와 견주었을 때 가격 책정을 잘 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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