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4] 현대차 '수소·SW 대전환'…모빌리티 비전 CES서 선보여

‘이동’을 넘어 ‘인간 중심적인 삶의 혁신’을 이끄는 것으로 새롭게 정의…다양한 분야에 기술 접목해 편의도모
정의선 회장 "안전 위해 IT 접목했으나 갈 길 멀다"
장재훈 사장 “현대차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의 삶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에 초점”
박재훈 기자 2024-01-09 10:21:30
현대차그룹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에서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미래 비전을 밝혔다. 이날 정의선 회장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수소는 우리 세대가 아닌 후대를 위해 준비해놓은 것이 맞다"며 "안전을 위해 IT를 접목했으나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대차는 CES2024의 청사진으로 수소 에너지 생태계 및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기반의 대전환을 제시했다. 브랜드 비전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에 맞춰 ‘자유, 평등, 안전’의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청사진은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종합 ‘수소’ 솔루션, ▲사람·모빌리티·데이터·도시를 연결해 최적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 혁신 등으로 구체화된다.

현대차 CES 2024, '수소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 : Ease every way' 주제 연출 이미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날 현대차 장재훈 사장은 “과학과 휴머니티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현대차의 모든 기술적 진보는 인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것으로 청정 수소가 모두를 위해 모든 것에 에너지로 쓰이며, 어디에서나 활용 가능하도록 수소 사회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미래를 위한 모빌리티 기술...수소 에너지 전반 아우르는 HTWO Grid 솔루션

현대차는 이날 발표에서 1998년부터 집중적으로 개발해온 수소 분야 기술에 미래적의미를 더하면서 향후 수소에 대한 잠재력을 다시 한번 짚었다.

이에 기존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Grid 솔루션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는 그룹내 각 계열사의 역량을 결합하여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및 활용의 모든 단계에서 고객의 다양한 환경적 특성과 니즈에 맞춰 단위 솔루션을 결합하여 최적화된 맞춤형 패키지를 제공한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사진 왼쪽)이 김창환 전무와 함께 8일(현지시간) CES2024에서 수소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글로벌 유튜브

HTWO Grid솔루션으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을 연결할 경우 생산부터 활용까지 수소 사업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소 생산에 관련한 다양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인 ‘그린 수소1’ 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수 년 내 메가와트(MW)급 PEM수전해2기 양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알카라인 수전해3 대비 PEM 수전해 수소 생산비용이 약 1.5배 정도 비싼 편이나, 향후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부품 및 생산 인프라 공용화를 통해 현재의 PEM 수전해와 알카라인 수전해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소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만의 차별성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차는 폐기물을 활용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기술도 공개했다. 수자원이 제한적이거나 재생에너지 공급이 용이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실현이 어렵다는 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는 생활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은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이하, W2H)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이하, P2H) 두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 방식인 W2H는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수처리 과정에서 생긴 침전물), 가축분뇨 등과 같은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된 메탄을 정제해 바이오가스를 만든 후, 수소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W2H는 지역 내 수소 생산 거점을 만들 수 있어 수소 운반 및 저장 과정의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수소 자원의 독립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특징이다.

두번째 방식인 P2H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플라스틱을 액체 상태로 녹이고 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규모 수소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의 생산 뿐 아니라, 저장, 운송 및 활용에 있어서도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수소는 액체, 기체 및 고체 방식으로 저장이 가능하며, 천연가스와 마찬가지로 육상, 해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실제 적용 사례로 현재 서울 광진구에서 이동형 수소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사진 왼쪽)이 김창환 전무와 함께 8일(현지시간) CES2024에서 수소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글로벌 유튜브

현대차그룹은 수소 관련 실증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프로젝트별 맞춤형 HTWO Grid 솔루션을 확산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민간 합작 프로젝트에는 W2H 생산 모델 중심의 HTWO Grid 솔루션이 제공된다. 인도네시아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소 솔루션 도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의 주요 생산 거점이 위치한 서부 자바주에 적용되는 W2H 생산 모델 중심의 솔루션으로 지역단위 에너지 자립 문제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며 이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NorCAL ZERO)’에 엑시언트 수소전기차 30대가 참여하여 품질 검증 및 배기가스 감소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수소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H2Hub4’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동시에,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과 협업하여 현대차 수소전기차 모빌리티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 물류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메타플랜트가 건설되고 있는 조지아주와도 사바나지역의 청정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트랙터를 물류에 도입하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조지아주와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조지아주는 수소 생태계 확산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며 일자리 창출 및 제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최종 사용자로서 연간 수소 소비량을 지난해 1만3000t에서 2035년까지 약 300만t으로 늘린다는 복안이며 승용 수소전기차(FCEV)분야에서도 시장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수소 승용차 넥쏘(NEXO)의 후속 모델을 2025년까지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기적인 미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략…SDx(Software-defined everything) 발표

현대차는 수소와 함께 이번 CES에서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넘은 ‘사용자 중심’의 최적화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수소에 이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대전환을 위한 그룹 중장기 전략 SDx (Software-defined everything)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목표하는SDx는 모든 이동 솔루션 및 서비스가 자동화, 자율화되고 끊김없이 연결됨으로써 사용자가 필요와 목적에 따라 가장 최적화되고 자유로운 이동을 경험하는 것이다.

SDx는 먼저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개발 체계를 전환하는 SDV (Software-defined vehicle)에서 출발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여 각각 개별적인 개발 및 업데이트가 가능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아키텍처’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 SDV 본부장 송창현 사장(사진 오른쪽)이 CES2024에서 SDx의 구현 목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글로벌 유튜브

소프트웨어 중심의 개발 전환은 차량 개발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높여, 언제나 최신의 차량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과 플릿(운송/물류/유통 등을 목적으로 하는 차량 그룹)으로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인공지능(AI)과 접목하여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후, 로지스틱스, 도시 운영 체계 등과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현대차그룹 SDx의 목표다.

또한 이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강화 계획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먼저 차량용 앱마켓 구축을 통해 외부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킬러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유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5 기반 음성 어시스턴트와 AI내비게이션을 적용하여 사용자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차량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경험(UX)을 구현할 계획이다. SDV개발 방식이 모빌리티 전반에 확산, 적용되면 플릿 비즈니스 솔루션을 강화할 수 있다. 차량의 정확한 위치와 상태를 투명하고 정교한 데이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함으로써 효율적인 차량관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교통, 운송 인프라 등 외부 데이터와의 연결성도 높아져 문제 상황 발생시 최신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즉각적으로 가능하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파트너들은 민첩한 상황 대응은 물론, 차량 운영을 최적화하고 차량 관리 및 감독 업무 부담 또한 줄일 수 있다.

포티투닷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사진=포티투닷

이러한 과정은 이동 디바이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 나아가 도시 전반 체계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이어지고 SDx 전략의 최종 지향점인 ‘클라우드 트랜스포테이션’으로 구현된다. 사람과 디바이스, 그리고 도시 인프라가 연결된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도시 교통을 소프트웨어와 AI 중심으로 재정의하면 사용자는 사용자 위치나 이동 등 일상 속의 다양한 상황과 환경, 맥락을 인지하고 이해할 수 있어 이동 디바이스나 서비스 등을 적시에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누구나 쉽고 편리한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현대차 SDV 본부장 송창현 사장은 “SDx의 핵심은 사용자 중심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며 “세상의 모든 이동을 지식과 혁신의 원천으로 삼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최적화된 모빌리티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CES에서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철학인 “Service-defined, Safety-designed”도 최초로 발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 상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용자의 니즈에서 출발하고, 안전을 우선으로 설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SDx 비전을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창립부터 지금까지 최우선으로 여겨온 ‘안전’과 ‘편의’의 가치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8일(현지시간) CES2024 미디어데이 현장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현대차는 이번 CES2024에서 2022년 대비 3배 넓어진 2006㎡ (약600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해 ‘인간 중심’의 미래에 대한 전시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와 SDx의 발표외에도 기아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발표 및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교통 법인 슈퍼널 e-VTOL(전기 수직이착륙기)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도 "오늘 처음 현대차가 프레젠테이션을 했고, 이제 기아와 슈퍼널이 더 있다"며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향후 참관 계획에 대해 "모빌리티는 기아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발표와 슈퍼널 e-VTOL를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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