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4] 현대차가 '수소' 꺼내든 이유…'차세대 모빌리티 퍼스트 무버' 포석

향후 수소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 쥐기 위함…수소 전반의 생태계 구축해 활성화 촉진
생산에서부터 이동과 저장 등 탄소 중립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
승용차를 비롯한 상용차에서 사업 다각화 진행
박재훈 기자 2024-01-10 10:33:38
현대자동차가 9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4 전야제에서 '수소와 SW로의 대전환'을 통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기차의 과도기에 접어든 현재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대차는 핵심 주제로 수소를 꺼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모빌리티 업계에서 수소를 꺼내든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다가올 수소 모빌리티 경제를 앞당기고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수소 승용차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상용차로 확대되고 있는 수소 시장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왔으며 이번 CES에서▲생산 ▲저장 및 운송 ▲활용에 걸친 수소 생태계에 대한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 장재훈 사장(사진 왼쪽)이 김창환 전무와 함께 8일(현지시간) CES2024에서 수소 솔루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글로벌 유튜브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서 현대차는 수소를 중점적인 테마 중 하나로 발표를 진행했다.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는 현대차그룹의 구체적인 계획을 선보인 것이다. 현재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차는 승용차에 더불어 상용차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 현대차는 현재 수소 시장이 석유화학 및 철강 산업에서 발생하는 부생 수소를 사용하는 등 간접적으로 탄소중립을 저해시키는 과정을 대체할 수 있는 밸류체인 구축의 일환으로 ‘HTWO 그리드' 솔루션을 발표했다.

‘HTWO 그리드'솔루션은 그룹내 역량을 집중해 수소의 생산과 저장 및 운송, 활용 전 과정에 걸쳐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수소 생태계 구축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가 CES2024에 전시하고 있는 HTWO Grid 미디어 테이블.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기술을 선보이면서 폐자원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을 공개했다. ▲유기성 폐기물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이하 W2H)과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전환하는 방식(이하 P2H)이다. 일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폐자원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방법으로 그린 수소라는 미래 기술이 완벽하게 사용화 되기 앞서 구체적인 방식을 내놓은 것이다.

수소의 한계점 중 하나인 저장과 운송에서도 기술 개발에 한창임을 밝혔다. 액체와 기체 고체 모든 방식으로 저장이 가능한 수소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송이 가능하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 현대글로비스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트라피구라’와 화물 운송 계약을 맺고 2024년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2척을 인도한 후 최대 10년 간 암모니아를 비롯해 액화석유가스(LPG)를 장기 운송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는 현재 충남 당진의 수소출하센터 하이넷에서 수소 충전소까지의 수소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물류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소 물류 및 유통 역량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수소 생태계에서 또 다른 부분을 맡고 있는 승용차와 상용차에서의 경쟁력 강화도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의 글로벌 수소차 시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까지의 수소연료전지차의 판매량은 총 1만2076대를 기록한 가운데 현대차는 토요타의 미라이를 제치고 1위를 유지 중이다. 전체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현대차는 여전히 판매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2024 넥쏘. /사진=현대자동차

이같은 통계에서 눈여겨 볼점은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양산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향후 수소 모빌리티에서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소차는 승용차로서는 비즈니스모델로 삼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양산차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술력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학계와 업계에서는 전기차의 시대가 지나고 최종적인 탄소중립의 완전체인 수소차의 시대가 분명 찾아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CES발표는 전체적인 수소 생태계의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현대차가 글로벌성을 주도하겠자는 하나의 자신감을 표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해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와 같이 현대차도 수소 경제에서 선구자가 될 준비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정의선 회장이 미래 모빌리티에서 전기차와 수소차를 쌍두마차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버스월드 2023' 이베코버스 부스에서 전시 중인 수소전기 시내버스 'E-WAY H2'와 버스에 탑재된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전시돼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트럭과 버스같은 상용차 시장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벨기에에서 열린 버스 박람회에서 이탈리아의 글로벌 상용차 기업 이베코그룹과 협업으로 제작한 수소전기 시내버스 ‘E-WAY H2’를 공개했다.

‘E-WAY H2’는 1회 충전시에 최대 4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도심 주행 및 근교 운행에도 용이한 모델이다 .이외에도 현재차는 2022년 9월 ‘IAA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에서 대형 밴 ‘e데일리 수소전기차’를 공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수소 상용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국내에서는 서울시와 MOU를 통해 서울시의 시내버스와 공항버스, 통근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1300대의 수소버스를 서울시에 지원할 예정이며 대중교통에서도 수소 모빌리티 전환을 앞당기고 있다. 현재 수소차 시장은 승용차보다 상용차모델들의 활용이 더욱 적합하다고 평가 받는다.

현대차가 다양한 차종에 수소 모빌리티 기술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은 당장 사업성이 떨어지는 수소차 시장에서 장기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실제로 모빌리티 기술력에서는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명맥을 이어가면서 신기술을 개발하고 주도권을 쥐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 학부 김필수 교수는 "이번 현대차의 CES발표같은 경우는 수소의 생산과 이동 및 저장 등 수소의 전반적인 태생부터 플랫폼 조성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라며 "다음 세대인 수소로 모빌리티 전환이 다가올 때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수소차가 비즈니스 모델로 삼기에는 시기상조기에 주로 글로벌적으로는 R&D에 초점을 맞춘 상태"며 "현대차는 양산형 모델을 내놨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업체보다 앞서가 있다는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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