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습격범, 이재명 대통령 되는 것 막으려 범행”(종합)

'변명문'엔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가는 것 저지" 등 주장
김성원 기자 2024-01-10 14:22:2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공격해 살인 미수 혐의를 받는 김모(67)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부산경찰청은 10일 오후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디지털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의 진술 분석을 종합한 결과 김씨의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이 대표의 재판이 연기되는 등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갖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곧 있을 총선에서 이 대표가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주어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을 준비하기 위해 작년 4월 인터넷을 통해 등산용 칼을 구입했다. 또 범행에 용이하도록 칼의 손잡이를 빼고 일부 날을 날카롭게 가는 방식으로 개조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 플래카드, 머리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를 습격할 때는 접은 종이 안에 흉기를 넣은 뒤 벌어지지 않도록 풀을 붙였고, 플래카드 밑에 숨긴 종이로 감싼 채 이 대표에게 사인해달라며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특히 사건 당시 이 대표가 입었던 피 묻은 와이셔츠 사진을 보여주며 피습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가 휘두른 흉기는 이 대표 와이셔츠 옷깃과 내부 옷감을 관통한 뒤 목을 찔렀는데 바로 피부에 닿았다면 심각한 피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서울대병원 의료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이 대표는 목에 1.4㎝ 자상, 깊이 2㎝ 상처를 입었고 귀밑에서 쇄골까지 이어지는 목빗근 뒤 내경정맥이 9㎜ 손상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작년 6월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이 대표의 공식일정을 따라다녔다. 사전답사까지 하면서 범행 기회를 엿보던 중, 지난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에서 범행했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 연제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김씨를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김 씨는 “이재명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는 취재진에게 “걱정을 끼쳤다. 미안하다”고 답했다. “변명문을 왜 썼느냐”는 질문에는 “보시고 참고하세요”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김씨가 범행을 하기 전 미리 작성했다는 이른바 8쪽짜리 '변명문'은 압수물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하지만 '변명문' 내용에 대해 "사법부 내 종북세력으로 인해 이 대표 재판이 지연되고 나아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고 나라가 좌파세력에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려 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며 "범행으로 자신의 의지를 알려 자유인의 구국 열망과 행동에 마중물이 되고자 했다는 취지도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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