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소탕 명분 ‘집단학살’ 혐의 이스라엘, 국제법정으로...

신수정 기자 2024-01-12 10:27:09

로널드 라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법무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에 참여한 뒤 언론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명분으로 가자지구에 맹공을 퍼부어 민간인 희생을 발생시킨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법정이 열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유엔 최고 법원에 세우고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가한 공격이 의도적으로 계획된 집단학살에 해당한다며 국제사회의 심판을 촉구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로널드 라몰라 남아공 법무부 장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 혐의 재판의 공개심리가 개시됐다. 

남아공은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을 집단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으며, ICJ는 약 2주 만인 이날 재판 절차를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서 남아공 변호인단으로 나선 라몰라 장관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저지른 기습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대응은 선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라몰라 장관은 이스라엘이 1948년 채택된 유엔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협약을 위반한 데 따른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 가자지구에서 즉각 군사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대통령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고수해 온 남아공은 이번 가자지구 전쟁에서 민간인을 노린 기습을 강하게 비판했다. 남아공은 초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과 그에 따른 민간인 사살을 비판했다. 그러다 전쟁 후반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이 급격이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을 ICJ 심판대에 세웠다. 

라몰라 장관은 앞서 남아공이 하마스가 기습 당시 민간인을 노린 것을 규탄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대응은 선을 넘어섰다”며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피력했다. 남아공 변호인단으로 나선 또 다른 변호사는 특히 “가자지구를 파괴하려는 의도가 (이스라엘의) 국가 최상부에서 나왔다”면서 이스라엘이 “집단학살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몰아세웠다.

이스라엘은 이에 맞서 집단학살 협약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 12일 법정에 나와 반론을 펼칠 예정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지금 집단학살에 맞서 싸우는 이스라엘이 학살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인류에게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테러범과 싸우고 있다”고 전쟁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200여명이 숨지고 240여명이 인질로 붙잡히자 즉각 '피의 보복'을 선언하며 하마스 소탕전에 나섰다. 이에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를 사실상 초토화하면서 팔레스타인 2만3000여명이 사망했다. 

신수정 기자 newcrystal@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