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포테이션 공개한 모빌리티 기업들…미래차 주도권은 'SW'

소프트웨어(SW) 주도권 쥐고 있는 업체들의 모빌리티 진출 대비 위함
전동화와 더불어 전기차 양산의 문턱 낮아져…샤오미의 전기차 출시도 같은 맥락
박재훈 기자 2024-01-16 10:14:39
지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서 미래 신기술들의 향연이 펼쳐진 가운데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방향성도 함께 제시됐다. 여러 모빌리티 브랜드들은 AI(인공지능) 기술을 차량 인포테이션 기술과 접목시키면서 이동 수단을 뛰어넘은 미래차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력이 AI를 포함한 소프트웨어(SW)임을 암시했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2024에서 여러 모빌리티 브랜드들이 내놓은 미래 기술이 향후 모빌리티 시장의 경쟁력이 될 것임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처럼 AI인포테이션의 기술력이 도약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차량들의 전동화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맞으면서 AI기술을 접목한 인포테이션 기술이 IT업체와의 협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차를 만드는데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들 뿐 아니라 IT업체들도 차량 개발에 접근하기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CES2024에서 발표한 기술들에서 엿볼 수 있듯 기존 모빌리티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IT업체들과의 협업을 확대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BMW그룹이 CES2024에서 선보이는 BMW 지능형 개인 비서 이미지. /사진=BMW

BMW는 이번 CES2024에서 미국의 아마존의 음성비서 알렉사의 대규모 언어모델(LLM)기반의 생성현 AI를 탑재한 지능형 개인 비서를 선보였다. BMW는 아마존의 알렉사 맞춤 비서 솔루션을 활용해 올해 안에 오퍼레이팅 시스템9가 탑재된 차량에 비서 기능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BMW는 앞서 2018년 지능형 개인 비서를 도입했지만 시장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아마존의 알렉사를 적용해 인포테이션 기능에 경쟁력을 더한 것이다.

폭스바겐이 CES2024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어시스턴스 세렌스가 적용된 골프GTI 콕핏 디스플레이. /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은 CES2024에서 IDA어시스턴트에 AI 기반 챗봇인 챗GPT를 통합한 차량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주행 중에도 운전자는 다양한 컨텐츠를 확인할 수 있으며, IDA 음성 어시스턴트는 인포테인먼트, 내비게이션, 에어컨을 제어하거나, 일반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폭스바겐의 챗GPT 기능은 올해 2분기부터 생산되는 차량에 적용된다. ID.4, ID.5, ID.3, ID.7을 비롯한 전기차부터 티구안, 파사트, 골프 등의 기존 모델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함께 제공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폭스바겐은 챗GPT를 표준기능으로 제공하는 최초의 대량 자동차 생산 기업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기존 모빌리티 브랜드들이 MS, 구글, 아마존 등의 기술들을 접목한 차량들을 선보이는 이유는 전동화를 통한 오픈 플랫폼으로 전기차 생산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기차로 가는 과정에서 미래차의 필수항목인 자율주행에 있어 AI의 기능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도 비례해서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직 양산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IT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전략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대처이기도 하다.

샤오미 전기차 SU7. /사진=연합뉴스

중국의 샤오미가 고성능 전기차 SU7을 공개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발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앞서 애플도 일명 '애플카'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할 업체를 모색했던 것처럼 미래차의 키라고 할 수 있는 인포테이션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는 IT업체들의 진출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포테이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업체가 전기차 시장의 피라미드 꼭지점에 올라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기존 모빌리티 시장이 기술을 공급받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김필수 교수는 "차량 인포테이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것이 차별화이자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라며 "향후 모빌리티 AI에 어떤 알고리즘을 어떤 방식으로 넣느냐에 따라 업계 지배자가 달라질 수 있어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쥐고 있는 IT업체들의 종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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