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값 넉달째 6%대…'사과값' 더 오른다

국제 유가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물가 상승 압박
황성완 기자 2024-02-12 10:43:08
새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졌지만 상반기 다시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과 등 일부 과일은 병충해 전파 우려로 수입도 쉽지 않기 때문에 여름 과일 출하 전까지 과일값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 물가는 넉 달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식료품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값이 잡히지 않는 게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26.9% 올라 2011년 1월(31.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상승률(2.8%)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p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과일 추석 선물세트 / 사진=현대백화점 

특히, 과일 품목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에서 ‘과실’의 기여도는 0.4%포인트로, 2011년 1월(0.4%p) 이후로 13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높은 과일값은 지난해 이상 기온에 따른 공급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사과 등 일부 과일은 병충해 전파 우려로 수입도 쉽지 않기 때문에 여름 과일 출하 전까지 과일값은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일 외 다른 먹거리 물가도 높은 편이다. 식료품 물가를 구성하는 우유·치즈·계란(4.9%), 채소·해조(8.1%), 과자·빙과류·당류(5.8%) 등도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게다가 최근 국제 유가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진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친이란 무장세력의 요르단 미군 기지 공격 등 중동 지역 불안이 커지면서 82.4달러까지 올랐다.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점도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고유가 등을 이유로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를 2·4개월 단위로 연장했다. 이달 29일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도 유가 불확실성 탓에 한시적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1월 소비자물가 공표 직후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유가 불안과 높은 생활물가 등을 언급하며 "당분간 물가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소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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