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연간 흑자 비결 '이것'에 있었다

홍선혜 기자 2024-02-13 09:23:19
과열된 패션시장을 뚫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설립한 지 8년 만, 패션 커머스를 시작한 지 5년 만에 역대 최고 거래액과 매출을 경신하며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블리의 성장 중심에는 1984년생의 젊은 CEO 강석훈 대표가 있었다. 강석훈 대표는 2003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지만 2011년 국내 토종 OTT 서비스 플랫폼 '왓챠' 설립에 참여하기 위해 2013년 중퇴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2015년 어패럴제이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특정연령층 10대를 겨냥한 쇼핑몰 반할라를 약 3년간 운영했고 레드오션인 의류 플랫폼 시장에서 독창성과 차별점을 드러내기는 어려웠다.

강석훈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대표이사 /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어패럴제이는 2017년 파레트코로 사명을 변경했고 차별성을 키우기 위해 이듬해 3월 ‘에이블리’를 출시했다. 에이블리는 특정 고객층을 겨냥하는 것에서 종합 패션 플랫폼으로 방향성을 틀어 물류와 고객 응대, 제작까지 담당하는 구조의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에는 지금의 사명인 ‘에이블리코퍼레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강대표는 에이블리 론칭 당시 왓챠처럼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패션산업에 접목할 방안을 구상했다. 그의 성과 비결은 ‘에이블리 파트너스 솔루션’,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 두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강 대표는 창업 초반부터 판매자들이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사입 △판매 △배송 △고객 서비스(CS) △마케팅 전 과정을 대행해 주는 풀필먼트 솔루션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론칭했다. 셀러는 판매하고 싶은 상품을 코디해 사진을 찍어 셀러 전용 홈페이지에 올리면 이후 과정은 에이블리 풀필먼트 센터에서 진행된다.

강대표는 마케팅은 셀러가, 결제 물류 등은 에이블리가 담당하면서 셀러들이 고객과의 소통과 판매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왔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물류, 배송, 마케팅에 대한 고민 없이 누구나 쉽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커머스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앱스토어와 유튜브가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스타일 커머스를 선도하는 에이블리가 차세대 커머스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표는 자금에 망설이는 창업자들을 위해 ‘입점 수수료 0원’, ‘자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한 광고 노출’ 등을 알리며 셀러들을 빠르게 확보했다. 진입 문턱을 낮추고 사진만 찍어 올리면 누구나 에이블리에 입점할 수 있다는 점은 1인 창업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꾸준한 매출증대 효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통해 창업한 셀러는 8500 만명을 돌파했다. 고객과의 연결로 셀러 매출이 증가하면 신규 유저가 유입되고, 이는 다시 매출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안착한 것이다.

특히 재고 관리, 물류비 등 운영 부담이 적은 만큼 MZ 창업자들이 늘어났다. 20대 중반(23세~26세)이 25%로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 8월까지 창업한 셀러 중 10대는 전년 동기 대비 113%, 30대는 155% 증가했다. 

AI·빅데이터...기술력이 흑자 전환 '핵심'

강대표는 흑자 전환의 핵심 요인을 '기술력'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15년간 ‘개인화’를 연구한 전문가들이 모여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추천 알고리즘은 취향 데이터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정확히 연결해 준다.

초개인화 커머스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다. 에이블리는 5000만 개의 리뷰와 12억 개의 '상품 찜' 등 거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좀 더 정교하고 세밀한 취향추천이 가능했다. 

에이블리는 유사한 취향을 가진 다른 이용자의 데이터를 통해 교차 추천까지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했다. 이는 타사의 아마존의 AI 추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는 차별화된 기술이다.

에이블리 영업 손실은 2021년 694억 원, 2022년 744억 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 3월 월간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시작으로 매월 영업이익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현재 연간 거래액(GMV) 조 단위를 넘으면서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국내 패션 버티컬 커머스는 에이블리와 무신사가 유일하다.

강대표는 해외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에이블리의 첫 번째 글로벌 서비스‘아무드(amood)’를 통해 글로벌 진출을 제고하고 일본에서 쌓은 1억 8000만 개의 고객 취향 데이터(상품 찜, 상품 뷰) 연계를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일본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 회를 돌파했으며 한국 기업이 운영하는 쇼핑 플랫폼 중 유일하게 쇼핑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iOS+안드로이드) 순위 TOP5에 올랐다. 에이블리는 앞으로 일본을 넘어 아시아·북미 등 해외 판로확장을 위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강대표는 ‘에이블리 파트너스’를 쇼핑몰 창업 지원 솔루션에서 글로벌 진출까지 돕는 서비스로 확장했다. 셀러가 상품을 등록하면 에이블리와 아무드에 동시에 업로드 돼 국내는 물론 일본 시장까지 동시 판매가 가능하다. 상세 페이지 번역, 결제, 통관, 물류, 고객 커뮤니케이션, 현지 마케팅 등 일본 판매에 필요한 전 과정은 에이블리가 담당한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에이블리는 셀러의 성장이 곧 플랫폼의 성장이라는 생각으로 쇼핑몰 창업 단계부터 시장 내 성공적인 안착, 글로벌 진출까지 판매자의 이커머스 운영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재능을 가진 셀러 누구나 에이블리를 통해 이커머스를 창업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대표는 앞으로 앱 내 콘텐츠와 소통 기능을 강화하며 ‘스타일 포털’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는 기존의 ‘스타일 커머스’ 역할을 넘어 이용자가 보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유저 간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포털’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앱 체류시간을 증가시키고 더 많은 빅테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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