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딥러닝부터 생성형 AI까지" AI 개발 총본산산

약 700명의 인력 보유…게임스케일로 '이용자 경험 강화'
생성형 AI 개발 추진…이용자 개인이 1대1로 소통 가능한 기능 연구
황성완 기자 2024-02-29 11:26:26
전 세계적으로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로 인해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열풍이 시작됐다. 이에 국내 게임사들 역시 생성형 AI 개발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특히, 국내 대표 게임업계 넥슨은 자사 '인텔리전스랩스'라는 조직을 통해 머신러닝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게임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자사 게임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올해 생성형 AI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이용자들과 NPC(non-player character)가 1대1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판교 넥슨 사옥.

인텔리전스랩스, 2010년 넥슨 '분석 조직'서 시작…약 700명의 인력 보유한 업계 최대 규모 조직으로 거듭나

인텔리전스랩스는 2010년 넥슨이 설립한 분석 조직에서 시작됐다. 당시 스마트폰 시대로 전환하면서 빅데이터가 요구됨에 따라 데이터 활용 수요 역시 늘어났다.

이에 강대현 넥슨 코리아 신임 공동 대표 내정자는 지난 2017년 이 조직을 본부급인 인텔리전스로 격상시켰다.

넥슨에 따르면 인텔리전스랩스는 현재 약 700명의 인력을 보유한 업계 최대 규모 조직으로 거듭났다. 인텔리전스랩스의 메가폰은 배준영 본부장이 맡았다. 배 본부장은 2007년 넥슨에 입사한 후 AI 관련 개발을 도맡아왔다.

인텔리전스랩스가 지난해 4월 공개한 '게임스케일' 이미지. /사진=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 4월 공개한 '게임스케일'을 통해 공개됐다. 게임스케일은 자사의 다양한 조직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해 만든 플랫폼·데이터 기반 솔루션으로, 게임 내 결제, 상점, 쿠폰 이용 등의 플랫폼 서비스와 보안, 데이터, UX분석 등이 가능하다.

넥슨은 게임스케일이 공개된 이후 국내·외 수많은 게임사들과 외부 솔루션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게임스케일의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는 '이용자 경험 강화'다. 넥슨은 이 솔루션을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기타 스포츠게임 등 자사 인기게임에 적용해왔다.

게임스케일은 ▲보안 패키지 ▲마케팅 패키지 ▲커뮤니티 패키지 ▲비즈니스 패키지 ▲데이터 분석 패키지 ▲QA 패키지 ▲운영 패키지 등 총 7개 패키지 73개 제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게임 안팎의 다양한 구성 요소에 대한 기술 서비스를 지원한다.

예시로 게임 이용자의 개인 취향과 플레이 스타일이 반영된 맥락 정보(데이터)를 통해 정밀한 매치 메이킹을 하거나, 게임 업데이트 내용 중에서도 유저가 선호할 만한 콘텐츠를 선별해 추천하는 기능을 한다.

게임스케일의 솔루션은 실제로도 유저들의 만족도를 높임에 따라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게임 내 개인화 광고를 집행하자 164% 이상의 리텐션 효과를 보았고,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탈 가능성 있는 40%의 이용자의 재접속을 유도했으며, FC온라인 역시 3년 연속 최고 매출을 경신한 바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앞으로도 게임개발, 사업, 보안, 인프라, 운영, QA 등 다양한 유관부서와 함께 힘을 모아 발전해가는 게임 서비스 관련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게임스케일에 반영해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 본부장 역시 게임 스케일 공개 이후 "넥슨만의 AI 모델을 만들기보다 현존하는 AI 모델을 가지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는 쪽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생성형 AI 기술 개발 추진…이용자 스타일에 맞게 게임과 1대1로 소통 가능한 기능 연구

인텔리전스랩스는 최근 생성형 AI가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자 해당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게임이 초기 개발 단계와 라이브 서비스 과정에서 설정한 공통된 스토리 콘텐츠만을 제공했다면, 인텔리전스랩스는 생성형 AI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게임 자체와 1:1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최근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라는 기술 모델을 고안해냈다. 이 기술은 AI가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학습한 후 새로운 목소리를 만드는 것으로, 자사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인지도 높은 게임 디렉터의 목소리와 억양을 거의 동일한 수준의 음성으로 생성하거나, 이러한 음성 생성 기술을 활용해 성우의 녹음 없이도 NPC에 음성을 입히는 것이다.

또 FC온라인과 같이 스포츠 게임에서 중계 또는 해설을 원하는 사람의 목소리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넥슨은 이러한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의 특성을 고려한 개인화된 메시지나 정보를 음성으로 청취함에 따라 게임에 보다 몰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 크리에이터에는 딥러닝 기반의 TTS(Text-to-Speech), 즉 입력한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에 실제 음성 데이터의 특징을 추출해 적용하는 방법이 쓰였다. 생성한 음성에 세부적인 한국어의 특성과 감정 표현까지 더해 게임 내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음성 합성이 가능해졌고, 소량의 데이터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 넥슨은 'AI NPC' 기능도 연구 중이다. NPC는 비플레이어 캐릭터의 약자로, 플레이 불가능한 캐릭터를 말한다. 이 기능을 통해 NPC나 보스 등 고정 캐릭터는 정해진 대사를 반복하는 대신, 게임 내 세계관을 바탕으로 개별 플레이 특징에 맞는 다양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인텔리전스가 추구했던 1대1 이용자 소통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이호준 OP.GG 스탯 그룹장, 김종근 OP.GG CDO,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 박정무 넥슨 그룹장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넥슨

OP.GG와 협약해 게임 데이터 통계 서비스도 제공…3월 FC온라인 관련 서비스 출시

최근 인텔리전스랩스는 국내 최대 검색 엔진 서비스 OP.GG와도 협약하며, 게임 데이터를 공유하고 다양한 분석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 간 첫 번째 협업으로 FC온라인 관련 서비스를 오는 3월 중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오피지지 사이트 내 별도의 FC 온라인 채널이 신설돼 구단 가치와 공식 경기의 랭킹 등을 조회할 수 있으며, e스포츠 선수와 각 팀별 순위도 살펴볼 수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FC온라인을 시작으로 다양한 게임 이용자의 의견을 수렴해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임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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