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장합동 임원선거’ 107회 총회 앞두고 ‘수상한 돈거래’

핵심 임원직 입후보자에 금품 요구 정황 ‘녹취록’ 입수
당시 총회장 후보이자 부총회장이었던 권순웅 목사(전 총회장)
부서기 후보였던 김종철 목사로부터 1500만원 흘러나와
김 목사, “돌려받았나” 질문에 “답변할 수 없다”
권 전 총회장 “전달자 소개했을 뿐 받은 적 없다”
자금 ‘용처’ 둘러싼 미스터리…109회 선관위원장 권순웅 의혹 가중
고진현 기자 2024-04-29 16:04:45
[스마트에프엔=고진현 기자] 우리나라 최대 교단 중 하나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총회장 오정호 목사)의 2년 전 임원선거 과정에서 ‘자리’를 매개로 금전이 오간 정황이 드러났다. 자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는 당시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현직 임원 신분이다. 받았다는 의심을 사는 인사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은 제109회 총회를 앞두고 불거져 향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의혹의 중심에는 직전(107회기) 총회장이자, 오는 총회 선거의 선관위원장인 권순웅(주다산교회) 목사가 있다. 그는 자금을 요청한 당사자로 지목되고 있다.

앞서 오정호 총회장은 제108회 총회에서 “전국 교회와 노회, 총회가 합심해 ‘원팀’을 이뤄 명품총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전임 총회장의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제108회기 오정호 총회장(대전 새로남교회 담임목사)이 지난해 9월 취임사를 하고 있다. 

29일 스마트에프엔이 단독 입수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대화에 등장하는 A씨가 B씨에게 ‘선거’를 목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대목이 나온다. A씨는 먼저 “전체 네트워크가 돌아가고 있다”며 “작업을 좀 해보자”고 권유한다. 이에 B씨는 “예”, “예”라고 답했다.

곧이어 제107회 총회에서 있을 선거를 암시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A씨는 해당 총회 선거에서 부서기로 출마했던 C목사를 지칭하며, “C가 관리하는 데가 좀 있네”라며 대구와 경북, 전남 등을 C목사 표밭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몇몇 장로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내가 장로들 표를 많이 가지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이어 자신의 장로 조직에 대해 “일부는 지금 C쪽에 조금 치우치게 된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 좀 관리할 수 있는 부분들, 영역이 좀 있다”고 운을 뗐다.

요약하면 B씨의 경쟁 목사가 가진 조직 표밭을 거론하면서 은근히 자신이 영향력을 발휘해 해당 표심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해당 녹취 시점은 107회 총회가 열린 2022년 9월보다 1개월 앞선 8월경이다. A씨는 B씨에게 “목사님이 그쪽(자신의 장로 인맥)에만 신경을 써도 될 것 같다”고 해 B씨가 C목사의 경쟁자임을 드러냈다. B씨는 A씨에게 “회장님”이라고 호칭했다.

정황상 A씨는 당시 합동 부총회장이었던 권 목사, B씨는 C목사와 부서기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김종철 목사(현 총회부회의록 서기)라는 것이 합동 총회 측 핵심 관계자의 증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대목은 A씨가 B씨에게 현금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A씨는 먼저 “그 1500이나 2000”이라고 구체적인 액수 제안을 한다. 이에 B씨가 “1500 정도 하겠다...(중략)...계좌번호 주시면 바로 송금하겠다”고 하자, 다시 A씨는 “계좌를 하긴 좀 그렇고...(중략)...내일 직접 주고받기도 그렇겠죠?”라고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B씨가 “사람들 눈도 많고 제가 현찰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답하자 “목사님 이름으로 하지 말고 다른 분 이름으로 해갖고”라며 차명 전달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A씨가 “우리 교회 장로 이름으로 좀 보내던지 구좌(계좌)를 불러줄게요”라고 지침을 전달했고, B씨는 “그리 바로 송금하겠다”고 답하면서 대화가 정리된다.

대화의 내용이 지칭하는 것은 두 사람 모두 신분이 목사이며, 계좌 거래와 같이 실명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주고받을 수 없는 성격의 돈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A씨측 교회 관계자를 통해 B씨의 돈이 전달되도록 종용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A씨로 지목된 권 목사는 지난해 9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해 “제가 구체적으로 했다(돈을 받았다)기보다 소개를 해준 것”이라며 “선거운동을 하라고 좀 몇 군데 소개를 해줬다”고 해명했다. 돈을 받은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선거운동을 해준 인사들에 대한 수고비라는 것이다. 권 목사의 이 같은 발언은 취재진과 M모 목사 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나온 얘기다.

하지만 B씨로 지목된 김 목사로부터 1500만원의 현금을 받아서 사용했다는 총회 관계자나 선거운동 요원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취재진은 권 목사의 추가 해명을 듣기 위해 최근 수차례 통화 시도 등 접촉을 했으나 권 목사는 취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편 김 목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돈을 돌려받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아무 말씀도 드릴 수가 없다. 죄송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돈을) 목사님이 드린 거냐, 아니면 권순웅 목사가 요구한 거냐'라는 물음에는 “그것도 제가 아무 말씀 드릴 수 없다. 그 부분에 대해 제가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죄송하다”고 거듭 답변을 회피했다.

'(권 목사가) 인간적으로 몇군데 전화만 해줬을 뿐이라고 얘기했다. 그럼 그 도움을 받으신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아니요”라고 답했다. 이어 “아무튼 제가 아무 말씀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고진현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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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맑고 큰 일교차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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