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FCP, 기업은행 지지 선언…KT&G 방경만 사장 선임 될까

홍선혜 기자 2024-03-05 15:39:56
KT&G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이 마지막 관문에서 변수가 생겼다. 집중투표제 방식으로 선임하기로 한 것이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 측은 이번 기업은행 지지 선언이 소액주주의 표 분산을 막고 외부 이사 선임에 나서기 위한 의지라며 집중투표제를 요구했고 KT&G 이사회는 이를 받아드렸다.

KT&G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는 KT&G 이사회가 추천한 임민규 후보, FCP가 추천한 이상현 후보 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후보 총 3명의 사외이사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5일 FCP는 이상현 대표가 KT&G 사외이사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고 기업은행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FCP가 기업은행에 손을 들어준 상황에서 표 대결로 결정된다면 예상치 못한 결과로 흘러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방경만 차기 사장 후보의 낙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집중투표제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로 이사진을 선임할 때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단순투표제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이번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묶어 후보 4명 중 2명을 선임하는 터라 주주들은 자신의 의결권을 특정 후보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도 있다. 이사 선임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의 절반 이상의 표를 받아야 하는데 이상현 대표가 자진 사최하고 FCP가 기업은행을 지지하는 입장이라 임민규 후보는 다소 불리해진 상황에 놓였다.  

앞서 KT&G의 최대주주는 미국 투자기관인 퍼스트 이글 인베스트먼트(7.12%)이며 그 다음으로는 IBK기업은행(6.93%)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서 국민연금이 6.31% FCP가 1%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현 대표는 “중요한 것은 주주를 위한 CCTV 역할을 할 수 있는 진정한 사외이사가 KT&G 이사회에 들어가는 것”이라며 “표 분산을 막고, 이번 기회에 주주의 식견을 갖는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반드시 뽑히도록 전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해선 "망가진 KT&G의 거버넌스를 바로 잡을 독립적인 인물"이라며 "판사 시절 소신과 강단이 있는 모습을 미뤄 볼 때 현 사외이사들처럼 경영진에 휘둘릴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FCP는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 나선 것을 환영한다며 국책은행이 나서는 만큼 KT&G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FCP는 주주 캠페인을 지속하며 추후 주주 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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