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 “격변하는 시장 정면돌파...‘강한 리더십’ 필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 속...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 해결 필요
홍선혜 기자 2024-03-08 10:57:10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8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2006년 부회장에 오른 후 18년 만의 승진이다.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으로서 신세계그룹 총수의 역할을 계속 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정용진 신임 회장 승진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과거 ‘1등 유통 기업’의 자리에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할 기로에 서 있는 신세계그룹이 정 신임 회장에게 부여한 역할은 막중하다.

신세계는 지난해 9월부터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당시 정기 임원인사에서 전체 최고경영자(CEO) 40%를 물갈이 했고 11월에는 그룹 경영전략실장을 8년 만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신세계 그룹은 작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신세계건설의 재무구조도 악화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특히 유통시장에 공룡으로 떠오른 쿠팡과 지난해부터 국내 매기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로 인해 이마트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마주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또 앞서 언급한 쿠팡과 알리의 역습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전체 매출(약 29조4000억원)에서 쿠팡(약 31조8000억원)에 추월당했다.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과 G마켓역시 적자는 면치 못했고 비 유통군인 신세계건설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신세계 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부채비율이 900%가 넘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 사진=신세계그룹 

유통 시장 환경 급변...혁신 위한 정용진 회장 '책무' 강조 

이에 신세계그룹은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정용진 회장에게 책무를 맡기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혁신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최고의 고객 만족을 선사하는 ‘1등 기업’으로 다시 한 번 퀀텀 점프하기 위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정용진 회장도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강화 등 그룹의 경영 실적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번 회장 승진에 앞서 정 신임 회장은 지난해 연말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고 대대적 혁신을 주문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경영전략실 본연의 역할을 강화함으로써 기민한 의사결정과 실행을 위한 준비를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 보폭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정식 개장을 앞둔 스타필드 수원 점검 등의 현장 경영을 펼쳤다. 회장으로서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경영진 회의를 앞으로 더 자주 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용진 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미국 출장 중에 올린 돔구장./사진=정용진 회장 인스타그램

'SNS 스타' 정 회장의 향후 소통 행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SNS 소통을 이어갈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오너가의 딱딱한 이미지 보다는 친근한 동네형을 콘셉트로 인스타그램에서 스타마케팅을 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SNS 활동에 대한 논란도 커졌다. 한 동안 그는 본인에 대한 비판 기사가 나오면 그대로 캡쳐해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불쾌감을 자극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때문인지 현재 관련된 게시물은 모두 내려간 상태이며 CES, 스타필드 청라, 이마트 연수점 등 경영 행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삼성가 3세인 정용진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서울 경복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가 브라운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지난 1995년 27세의 나이에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로 입사한 뒤 1997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마트·식품·호텔 부문을 경영해 왔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는 국내 유통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제공해 왔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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