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까지 나섰다" 재점화 된 '현대VS포스코'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

최형호 기자 2024-03-14 16:58:33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이 5개월 만에 재점화 됐다. 지난해 시공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다시 맞붙는다.

앞서 여의도 한양은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일시 중단된 바 있다. 권한이 없는 부지를 사업 면적에 포함해 입찰 공고를 낸 것이 화근이었다.  1485㎡ 규모의 한양상가 부지를 포함한 것이 문제 된 것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사진=스마트에프엔DB

이 부지는 롯데쇼핑이 해당 상가에서 단일 소유주로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측은 KB부동산신탁을 재건축 사업 시행자로 선정하는데 동의하지 않아 사업 부지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KB신탁이 해당 상가를 임의로 포함해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이에 서울시는 확정 고시되지 않은 정비계획안으로 시공사 입찰을 공고한 사실도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 사업을 연기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문제는 한양 측이 롯데슈퍼 부지 1482㎡를 898억 원에 매입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은 이달 재개돼 오는 2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가 예정됐다. 이날 회의에선 시공사 선정·계약체결과 시공사 입찰보증금 사업비 전환 승인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 대표까지 나섰다. 

14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반드시 수주"를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최근 불가리아 대형 원전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해외사업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표가 국내 재건축 사업장에 방문한 것은, 그만큼 여의도 한양아파트가 현대건설 주택사업에서 매우 핵심적인 사업지 임을 방증하는 셈이다. 

앞서 윤 대표는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20년,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인 한남3구역 재개발에서 조합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직접 조합원'이 되는 등 수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현장을 방문해 "반드시 수주"를 강조했다./사진=현대건설

윤 대표는 이날 "초격차 랜드마크 건설이라는 목표 하에 현대건설 만의 독보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내 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과 소유주에게 제시한 개발이익을 극대화한 사업제안을 반드시 지키고, 현대건설만의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으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최초의 디에이치 사업장 수주를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공사비는 3.3㎡당 824만원을 제안했다. 

단지명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글로벌 설계 디자인 그룹 SMDP 및 세계 제일의 조경 디자인 그룹 SWA와 협업해 한강 조망을 극대화했다. 

아울러 단지 주변의 쾌적한 자연을 조경에 담아 최상의 힐링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최고의 역량을 쏟아부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 또한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여의도 한양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3.3㎡당 공사비를 현대건설의 824만원보다 낮은 798만원으로 제안했다.

총 사업비 1조원도 책임 조달한다. 여의도 한양에 제안한 공사비 7020억원 대비 약 142% 규모의 자금을 책임조달, 시행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수입이 발생하면 시행자가 그동안 대출한 모든 사업비를 상환할 때까지 공사비를 받지 않겠다는 사업비 우선 상환 조건도 제시했다. 환급금 조기 지급도 시행한다. 

롯데마트 부지 매입에 대해 500억원 지원 의사도 전했다. 300억원은 CD금리를 따르고 나머지 200억원은 회사 대여금이다. 추후 공사비 변동은 없음을 포스코이앤씨는 강조했다.

포스코이앤씨는 "사업계획 병동 없이, 제안 내용을 반드시 지키며 수주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대표이사가 경쟁이 진행 중인 사업지를 직접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양 사 모두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방증"고 해석했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