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조사위 "모스크바 테러 사망자 133명으로 늘어"

러, 테러 배후로 우크라이나 지목
우크라 "우리는 무관, 러시아 자작극" 주장
김성원 기자 2024-03-23 22:50:41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간) 벌어진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 사망자가 130명대로 늘었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공연장 잔해 아래에서 시신이 여러 구 더 발견돼 23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사망자가 총 133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14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연장 테러 현장에서 인명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소방·구조인력 719명이 사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해체 및 인명 수색을 하고 있다며 "작업이 적어도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 장소인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중에서도 콘서트홀이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며 "남은 천장 부분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또 사망자 유족에게 300만루블(약 4383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에게는 100만루블(1461만원), 외래 치료를 받는 경상자에게는 50만루블(730만5000원)을 각각 지원한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번 테러의 배후는 자신들이라고 주장했음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연관성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테러의 핵심 용의자 4명 등 관련자 11명을 검거했다며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테러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도 "괴물들(테러 용의자들)은 우크라이나 국경까지 불과 100㎞ 정도만 남겨놓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이 "형제가 아닌 사람들(우크라이나인들)에 의해 계획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들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러시아 측의 주장이 절대적으로 용납될 수 없으며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는 오히려 이번 참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의 자작극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군 정보기관은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은 푸틴의 명령에 따라 러시아 특수부대가 계획적이고 의도적으로 도발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더욱 확대하고 확장하려는 것이 목표였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찰스 리치필드 부국장은 "크렘린궁이 분위기를 반전시킬 확실한 경로는 (테러를)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 짓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번 테러를 계기로 우크라 전장에서 공세의 고삐를 더 세게 쥘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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