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이마트 …창립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

홍선혜 기자 2024-03-25 18:08:08
실적부진에 휘말린 이마트가 1993년 창립 이래 첫 전사적 희망퇴직 실시한다. 

이마트는 25일 오후 희망퇴직 신청 공고를 게시했다. 밴드 1·2·3 인력 중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밴드1은 수석부장, 밴드2는 부장, 밴드3는 과장급에 해당한다. 

특별퇴직금은 월 급여 24개월치로, 기본급 기준 40개월치에 해당한다. 생활지원금 2500만원과 직급별로 전직 지원금 1000만∼3000만원을 지급하고, 재취업 컨설팅도 제공한다.

이마트는 올해 초 폐점을 앞둔 상봉점과 천안 펜타포트점에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고, 이번에 희망퇴직을 전사적으로 확대했다. 

이마트 본사 사옥 /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지난해 29조4000억원대의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으나 신세계건설 대규모 손실로 연결기준 첫 영업손실을 냈다. 이마트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16조5500억원)이 전년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1880억원)은 27.4% 떨어졌다. 이마트 직원도 2만2744명으로, 전년 대비 1100명 급감했다.

이마트는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저비용 구조를 확립해 수익성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업무 전반에 간소화 프로세스를 구축해 인력운영과 배치를 최적화하고 비핵심 자산 효율화와 차입금 규모 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며 

이어서 "연내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을 재개하겠다"며 "출점 형태 다변화를 통해 인구구조 변화와 고비용 시대에 대응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으며 이마트 측은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최선을 다해 새 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를 시작으로 대형마트를 포함한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희망퇴직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마트를 포함해 대형마트들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점포를 줄이거나 신규 출점을 중단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역대 세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전 직급별 10년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최대 27개월 치 급여와 직급에 따른 재취업 지원금 2천만∼5천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조건이다.

앞서 롯데마트는 2020년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 12개를 정리하고서 이듬해인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창사 이래 처음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