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026년까지 국내 8만명 채용…연구개발에 68조원 투자

차세대 모빌리티, 수소 등 저탄소 에너지 전환, 인간 중심 미래 도시 구현 위한 역량 강화
현대차그룹 직접 채용 8만명…완성차부문 고용 증가따라 부품산업 고용 유발 11.8만명 등 19.8만명 이상 일자리 창출
전년 대비 30% 늘어난 연평균 22.7조원 투자 집행…핵심기술 선점 위해 R&D 및 연구 인프라 투자 등 확대
박재훈 기자 2024-03-27 09:59:40
현대차그룹이 27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친 68조원의 투자 계획과 국내 인력 8만명을 채용할 것을 밝혔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19만8000명 이상의 효과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국내 채용과 투자는 국내 연관 산업의 생태계 활성화 및 고도화 촉진으로 전후방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의 채용은 주로 전동화 및 SDV 가속화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 집중된다. 8만명의 55%인 4만4000명이 신사업 분야에서 채용될 예정이다. 투자는 핵심기술 선점을 위한 R&D(연구개발)와 연구 인프라 확충,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공장 신증설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특히 국내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및 운영에 대규모 채용과 투자가 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완공되는 광명 EVO  플랜트를 시작으로 화성,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을 준공하고, 그 외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라인 전환도 함께 시행한다.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대한 상당한 투자 및 채용도 예고됐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GBC 설계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으며, 현재 협의가 진행중이다. 인허가 절차가 속도를 내면 투자와 고용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고용 및 투자계획 발표는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주요 그룹사 주가가 역대 최고가에 근접한 상황에서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과 청사진 제시를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부응해 그룹사 주주총회 마무리 시점에 그룹의 종합적인 방향성과 성장의지 등을 전달함으로써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본질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요 그룹사의 밸류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우수 인재 확보 및 협력사를 포함한 연관산업 기업들의 중장기 계획 수립에도 일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주 소각, 배당확대 등은 물론 시장, 주주, 이해관계자 등과 소통하는 주주친화적 활동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8만명 직접 채용예정…19만8000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

이번 현대차그룹의 채용 규모는 8만명이며, 완성차 부문 고용 증가에 따른 국내 부품산업 추가 고용 유발 11만8000명을 포함하면 전체 고용 효과는 19만8000명에 이른다. 자동차외에도 건설, 철강 등 타 산업까지 포함시 고용 창출 효과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사업 추진 ▲사업확대·경쟁력 강화 ▲고령인력 재고용 등 세 분야에서 8만명을 채용한다. 3년 동안 평균 2만7000명 가량을 채용하는 셈이다.

우선 미래 신사업 추진을 위해 4만4000명을 신규 채용한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와 SDV(소프트웨어 기반의 차량), 탄소중립 실현, GBC 프로젝트 등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31종으로 늘리고,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형 전기차를 비롯해 전기차 전용 부품·모듈 연구개발은 물론 혁신 전기차 제조 기술 개발,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 전기차 생산등에 필요한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한다.

SDV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로 연결됨으로써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SDV 등을 통해 이동 데이터를 축적하고 AI(인공지능)와 접목해 다양한 이동 솔루션으로 확장한 후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SDx(Software-defined everything) 전략도 추진중이다.

또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사업장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동시에 수소 사업, 자원 재활용 등을 실행하고 있다. 특히 각 그룹사의 수소사업 역량을 수평적으로 연결해 수소 생산과 저장, 운반, 활용 등 전 단계에서 ‘HTWO Grid 솔루션’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GBC 프로젝트, 친환경·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소형모듈원전 등 차세대 원전 사업, 신소재 활용 강판 개발, 스마트물류 솔루션 사업 등에도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두 번째로 사업확대·경쟁력 강화를 위해 2만3000명을 새로 고용한다. 현대차·기아는 경쟁력 있는 신규 차종 개발, 품질·안전 관리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브랜드 가치 증대를 위해 인원을 확충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기념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다사양 다차종 개발을 위해 현대차·기아는 차량 개발 전 단계에 걸쳐 역량 강화와 질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판매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등 부품 그룹사들은 고품질의 부품·모듈 개발과 A/S 사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글로벌 주요 완성차 메이커 부품 수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부품 그룹사들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전장 부품, 전기차용 등속조인트 및 시트 등 주요 부품에 대한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메이커들에 공급하고 있다.

현대건설 등 건설 그룹사들은 국내외에서 수주한 건설·토목 프로젝트 수행 및 신규 프로젝트 수주 등을 추진한다. 울산 에쓰오일 국내 최대 석유화학 설비공사 ‘샤힌 프로젝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현대건설이 약 4조6000억원을 수주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철강, 금융, 물류, 철도·방산, IT 등의 그룹사도 핵심 사업 역량 강화, 글로벌 사업 확대 등에 인력을 보강할 계획이다.

셋째 현대차그룹은 1만3000명에 달하는 고령인력을 재고용 한다. 현대차그룹 8개사는 노사 합의를 통해 ‘정년퇴직자 계속 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숙련기술을 보유한 생산부문 정년퇴직 대상자들이 퇴직후에도 일정기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로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직접 고용 외에도 퇴직자들의 재취업 및 사회 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핵심기술 선점 위해 R&D 및 연구 인프라 투자 등 확대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고용 창출과 함께 2026년까지 3년 동안 국내에 68조원을 투자한다. 연평균 투자규모는 약 22조7000억원으로 2023년 17조5000억원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투자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각각 집행할 예정이다.

연구개발 분야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전체의 46%가 투자되며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전기차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광명 EVO 플랜트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우선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순차적으로 가동할 방침이다. 올해 2분기에 기아 광명 EVO 플랜트를 완공하고 소형 전기차 EV3를 생산해 국내외에 판매한다. 2025년 하반기에는 기아 화성 EVO 플랜트를 준공한 뒤 고객 맞춤형 PBV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공장에서는 2026년 1분기 ‘제네시스’의 초대형 SUV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다양한 차종을 양산할 계획이다.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되며 산업군별로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한다.

구체적인 분야로는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AAM, 로보틱스 등에 투자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울산ᆞ광명ᆞ화성 등의 전동화 신공장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전기차, SDV 원천기술 및 제품 개발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산업에서도 속도를 낸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HTWO 그리드 솔루션으로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체인의 연결을 위해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버스·트럭 개발, 수소 충전소 구축 등에도 더욱 속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새로운 모빌리티 디바이스 개발과 함께 2028년 상용화가 목표인 AAM 기체 개발 및 핵심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로보틱스 비즈니스 생태계 본격 구축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선도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신사업 다각화도 병행한다.

미래 모빌리티를 포함한 완성차 부문 외에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부문 등 에서도 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2026년까지 25조2000억원의 맞춤형 투자를 실행할 계획이다. 부품 부문은 전동화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비롯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부품 수주를 늘리기 위한 부품 성능 개선 및 라인 확대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철강 부문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친환경 설비 신설과 신소재 개발, 전기로와 고로 유지 보수, 안전 관련 투자 등을 한층 강화하고, 건설 부문은 기존 사업 외에 소형모듈원전, 신재생 에너지 및 플랜트,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신사업 역량 제고에 나선다. 금융 부문은 고객 편의성 제고를 위해 IT 시스템 및 인프라 개선 투자를 집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물류 거점과 자동차 용선 확대, 최근 해외 수주가 늘고 있는 방산 및 철차 관련 핵심역량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GBC 투자 본격화 눈앞…인허가 완료 시 2026년까지 4.6조 투자 및 9200명 채용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부지에 추진중인 GBC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 경제활력 제고 등 국가경제 활성화에 지속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월 초 50층대 타워 2개동과 문화·편의시설을 위한 저층 4개동 등 총 6개동의 GBC 설계 변경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105층 타워와 문화∙편의시설용 저층 건물 등 총 5개동으로 구성되었던 과거 설계안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 2개동으로 분산배치했다.

설계 변경은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와 현대차그룹의 미래전략 등이 반영됐다. 실용성·효율성·지속가능성이 보장된 새로운 공간 계획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또한 국군 작전제한사항 등 국가안보와 화재∙재난 등 안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도시 안전 측면도 고려됐다.

강남구 삼성동 GBC 부지


현대차그룹은 초고층 타워를 50층대 건물들로 분산배치하면서 감축한 투자비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축가와 협업을 통한 미래 랜드마크 디자인 개발 ▲탄소저감 친환경 신기술 대거 적용 ▲UAM(도심항공 모빌리티)∙PBV∙로보틱스 등 첨단 모빌리티 기술 접목 등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투자 규모가 유지됨에 따라 GBC는 건설기간은 물론 완공 이후에도 파급효과로 국내 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행정학회는 GBC 프로젝트에 대해 ▲생산유발 효과 265조원 ▲고용유발 효과 122만명 ▲세수증가 1조5000억원 등의 경제효과를 추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통상적인 인허가 기간을 감안해 서울시가 내년 하반기 중 설계 변경안의 인허가 절차를 완료하면 건설 본격화로 GBC 프로젝트에서만 2026년까지 약 4조6000억원 투자 및 92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진다.

2030년까지는 총 19조5000억원 투자, 누적 기준 5만6000명가량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GBC는 완공 이후에도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공간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 판매, 호텔 및 공연장 등이 복합된 글로벌 랜드마크로서 고용창출 효과는 물론,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GBC 설계안이 기존 안의 틀을 유지하면서 건물 높이, 디자인 등 건축 위주의 변경인 만큼, 인허가 절차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GBC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 변경과 공공기여 규모 합의 등이 이미 이뤄졌고 용적률, 건폐율, 용도 등 주요 도시계획 사항도 결정된 상태”라면서 “설계 변경안이 도시계획 사항을 준수하고 있다면 인허가 절차 간소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중 공공기여는 현대차그룹과 서울시가 1조7000억원대로 결정했지만 물가 인상분은 현대차그룹이 부담하기로 이미 합의돼 있어 전체 공공기여 규모는 2조1000억원을 이상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대규모 고용 및 투자 발표와 관련해 “국내의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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