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이종섭 호주대사 면직안 재가…임명 25일만에 물러나

김성원 기자 2024-03-29 19:46:18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임명된지 25일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오늘 오후 외교부 장관이 제청한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사의 변호인인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오전 “이 대사가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후 외교부는 이 대사의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으며, 윤 대통령은 외교부 보고를 받은 뒤 이를 재가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이 대사는 사의를 표명하면서 “저는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해 왔지만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면서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그러기 위해 오늘 외교부 장관께 주호주대사직을 면해주시기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국방부장관 재직시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등에 의해 고발됐다.

공수처는 이 대사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해 12월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지난 4일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논란이 일었다.

이 대사는 지난 7일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은 뒤 법무부에 출국금지 해제를 요청했고,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여 10일 오후 호주로 출국했다.

이후 조사 회피를 위한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지난 21일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회의 참석을 명목으로 귀국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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