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희망퇴직·인력전환배치…비용감축 본격화

홍선혜 기자 2024-04-02 10:27:20
전자상거래 플랫폼 11번가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물류센터 업무를 자체 소화하면서 전방위적인 비용 감축 작업에 착수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그간 용역업체를 통해 처리해 오던 물류센터 관련 업무를 자체적으로 소화하고자 일부 내부인력을 전환 배치했다. 전환 배치 통보를 받은 인원은 50여명 정도로 전해졌다.

이번 조처는 2차 희망퇴직 접수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11번가는 지난해 12월 만 35세 이상 직원 중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1차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조건은 4개월분 급여 지급이었다. 

그러나 신청자 수가 10명이 채 되지 못하면서 차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공지했고 지난달 29일까지 신청서를 접수했다. 2차는 대상자 범위를 전 사원으로 넓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환 배치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번가 안정은 사장이 2024년 새해 첫 전사 구성원 대상 타운홀미팅에서 새해 경영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11번가

지난해 11번가는 역대 최대 매출을 거뒀음에도 불구,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SK스퀘어에 따르면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86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1258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거래액 기준으로 쿠팡·G마켓에 이어 이커머스 3위권인 11번가는 현재 재무적 투자자(FI) 주도의 재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각가는 5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현재까지는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거나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중국계 이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와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큐텐, 미국계 아마존 등을 잠재적 인수 업체로 전망해왔다.

11번가는 매각 추진과 관계 없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 노력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희망퇴직 프로그램, 그리고 회사 내 아웃소싱하거나 협력업체를 통해 진행하고 있던 업무를 줄여서 이를 내부 구성원들이 진행토록 하는 인력 재배치 과정들은 모두 11번가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비용 절감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는 것" 이라며 "11번가 적자구조를 탈피하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차원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사옥 이전은 검토된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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