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체제 출범 '한미그룹'…향후 과제는?

이번 주 이사회 개최…"한미그룹 신규 경영체제 구축"
임종윤 사내이사, 상속세 관련 재원 자신…"1조원 상당 투자금 유치"
신약 개발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CDO·CRO 사업 확장
황성완 기자 2024-04-02 10:37:09
지난 달 28일 열린 주주총회를 승리로 장식하며, 한미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임종윤·종훈 두 형제가 이번 주 중 이사회를 열고 한미그룹의 새 경영체제 구축에 나선다. 특히, 이번 이사회를 통해 송영숙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직을 이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 형제는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혼란한 한미그룹을 바로잡고, 한미 정체성인 신약 개발을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위탁연구(CRO)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왼쪽)이 지난 3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사이언스, 이번 주 이사회 개최 …임종윤·종훈 두 형제 주도하에 '그룹 안정화' 방안 논의

2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이번 주 안에 이사회를 개최하고 그룹 안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열리는 첫 이사회로, 앞서 임종윤·종훈 사내이사는 주총에서 추천 후보 5명이 모두 이사회 이사로 선임되면서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게 됐다.

임종윤 형제는 어머니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이 추진한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에 반대해 왔다. 이에 따라 한미-OCI 간 통합 결의를 취소하고 새로운 그룹 안정화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임종윤 사내이사 등은 종전까지 그룹을 이끌었던 모친 송영숙 회장 등과 '5년 내 순이익 1조, 시가총액 50조 진입' 등 회사의 비전과 사업에 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 형제는 정기 주총 이후 한미의 역사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다 같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그동안 경영권을 놓고 석 달 가까이 가족 간 분쟁을 벌이면서 다소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진정시키고, 그룹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주총을 앞두고 임종윤·종훈 형제가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되면서 없어진 회사 내 직책을 이사회를 통해 다시 부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송 회장이 맡고 있는 대표이사직을 이들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과 일상 경영, 인사 재무, 사업 행위를 책임지는 대표이사는 이사회 의결로 선임·교체가 가능하다.

임종윤·종훈 사내이사가 주총에 앞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를 떠난 임원들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한 만큼 이들을 포함해 회사 경영진 재편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사항들을 결정할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이르면 2일, 늦어도 이번 주중에는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형제가 지난 3월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갈등 봉합·상속세 등 풀어야할 과제…임종윤 사내이사 "1조원 상당의 투자금 유치할 것"

임종윤 사내이사는 약 2개월 간의 분쟁으로 타격을 받은 한미그룹의 이미지도 쇄신해 나간다. 임종윤 전 사장은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차남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한미사이언스 각자 대표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는 송영숙 회장이다. 송 회장은 앞서, 주총이 열리기 전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상속세도 남은 숙제로 남았다. 2020년 8월 창업주 타계 후 4명의 가족에 떨어진 상속세는 5400억원으로, 지금까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납부한 후 남아 있는 잔여분은 절반가량이다.

고 임성기 회장 일가가 지금까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200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 3000억원 정도의 상속세 재원 확보가 고민으로 남게됐다. 게다가 현행법상 상속세는 연대납세의무로 규정돼있다.

2020년 8월 창업주 타계 후 4명의 가족에 떨어진 상속세는 5400억원. 지금까지 주식담보대출 등으로 납부한 후 남아 있는 잔여분은 절반가량이다.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 또한 시급해졌다. 최근 임주현 부회장은 임종윤 전 사장에 266억원의 대여금 즉시 상환을 촉구하는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며, 일부 상속세 부담이 해소될 거라고 언급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식을 담보로 이미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상태다.

임종윤 전 사장은 지난 21일 간담회에서 "상속세를 낼 재원 있다. 우리가 자금이 없다는 식의 얘기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 상속세 재원이 문제 되고 내 지분을 지킬 수 없다면 경영해선 안 된다"고 말하며, 1조원 상당 투자금을 유치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사진=연합뉴스

임종윤 사내이사 "신약 개발 비롯 CDO·CRO 확장…한미그룹 '론자' 만들 것"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 정체성인 신약 개발을 비롯해 바이오의약품 CDO‧CRO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임 사내이사는 "한미그룹의 매출을 1조원 이상을 유치할 계획이고, 100개 이상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CDO‧CRO 전문회사로 만들 것"이라며 "한국의 바이오의약품 CD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제약사인 '론자'가 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중국에서 신약을 바탕으로 북경한미약품의 순이익률을 25% 낸 경험이 있어 수익 나는 포트폴리오와 사업부 운영 경험을 그룹 전체로 확대할 수 있다"면서 "순이익 1조를 달성하려면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고 그 외 파트는 매각 등을 하는 금융공학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

경영권 분쟁서 패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향후 행보는?

임종윤·종훈 사장이 승리하면서 경영권 분쟁에서 패한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의 향후 행보도 주목되고 있다. 경쟁에서 밀림에 따라 한미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주현 부회장은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전략기획실장을 맡아 비만 치료 신약 개발 프로젝트 에이치오피(H.O.P)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미그룹 관계자는 "가족간 화합과 협의를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인 만큼, 임주현 부회장은 한미에 계속 남아 자신의 일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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