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융노조 선관위, 윤석구 위원장 집행부 '경고' 처분…이유 살펴보니

권오철 기자 2024-05-14 19:28:40
지난달 22~24일 치러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임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윤석구 신임 위원장을 중심으로 출범한 새 금융노조 집행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가운데, 해당 제재의 이유는 두 가지의 '선관위 사무 방해'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선관위는 지난 10일 '윤 위원장 집행부에 대한 경고 처분을 의결했다'는 취지의 공문을 윤 위원장과 이번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기호 1번 김형선 후보 측에 통보했다. 

이는 김 후보 측이 지난달 26일 선거결과에 이의신청한 것에 대한 선관위의 심의 결과다. 김 후보 측은 이의신청을 통해 윤 위원장의 '포스터 약력 허위기재'에 따른 당선 무효를 주장했으나, 선관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경고 처분을 한 것이다. 경고는 당장의 효력은 없지만, 또 한 번의 경고가 더해지면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다.  

선관위의 공문에 따르면 윤 위원장 집행부에 대한 경고 처분의 이유는 두 가지다. 

'(1) 기호 1번 후초 측에서 제기한 이력 기재 관련, 기호 2번 윤석구 후보 측은 선거기간 중 사실 확인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연하여 중앙선관위의 사무를 방해한 사실이 인정됨.' 

윤 위원장은 자신의 선거 포스터 약력에 '2002년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허위 기재했다는 지적을 김 후보 측으로부터 받았다. 

윤 위원장은 2002년 외환카드에 입사했다. 이후 외환카드는 2004년 외환은행과 합병했고, 합병 외환은행은 2015년 하나은행과 합병했다. 하나은행은 윤 위원장의 인사기록부에 '2002년 구 외환은행 입행'이라고 기록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하나은행 인사기록부 상의 약력을 그대로 선거 포스터에 옮겨썼다. 

김 후보 측은 이와 관련 선관위에 '윤 위원장의 건강보험득실확인서를 통해 정확한 사실 확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른 선관위 요구에도 불구하고 윤 위원장 집행부는 끝내 건강보험득실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또한 윤 위원장의 '2002년 외환카드 입사' 사실을 선관위에 밝히지도 않았다. 

뒤늦게 해당 사실이 드러난 것은 본보의 기사 <[단독] '외환은행 입행' 허위기재 논란에…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 "외환카드 입사 맞지만, 법률 검토 완료"(2024년4월26일자)>를 통해서였다.  

선관위는 이를 두고 '사실 확인 지연을 통한 사무방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관위는 마지막까지 '허위기재'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적으로 판단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2) 기호 2번 후보 측의 중앙선관위원과 통화 및 중앙선관위에 발송한 공문 내용 등이 일련의 강요행위로 볼 여지가 있으며, 중앙선관위의 사무를 방해한 것으로 보여짐.'

윤 위원장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중앙선관위에서 투표 기간 중 투표하지 않은 조합원 명부를 각 지부로 보내 투표를 독려하려 한 일이 있었다"면서 "선관위가 그런 행위를 할 경우 개인정보법 위반 등을 근거로 고소·고발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문을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권을 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하고, 투표했는지에 대한 개인정보를 노출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 측은 이와 관련 말을 아꼈다. 선관위 관계자는 "외부 공개가 어렵다"면서 "추후 필요하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번 윤 위원장 집행부에 대한 경고 처분 사실을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지부선관위에 알리기로 했다. 

금융노조 선거관리규정 제53조에 따르면 규정을 위반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풍토를 문란하게 한 조합원에 대해 중앙선관위 의결로 이를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금융노조 선관위 홈페이지 캡처.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