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 오정희 특검보가 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 오정희 특검보가 8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스마트에프엔 = 김준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자금을 관리한 인물로 알려진 김예성 씨를 둘러싼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 민중기 특별검사가 이끄는 '김건희 특검팀'이 카카오, 한국증권금융, HS효성, 다우키움그룹 등 4개 기업의 총수들을 소환하기로 했다. 특검은 이들 기업에 배임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해당 기업들은 김 씨와 연관된 부실기업에 투자한 것에 대해 "정상적인 투자 활동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15일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14일엔 "집사 게이트 사건의 실체를 신속히 규명하고 증거 인멸 방지를 위해 우선 사모펀드에 184억원을 투자한 기관 및 회사 최고 의사결정권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번 주부터 진행할 예정"이라며 "1차로 한국증권금융, HS효성, 카카오모빌리티, 키움증권 측에 소환을 통보하고 소환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소환 대상은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등 4명이다. 당초 특검은 이들에게 17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김 창업주는 불출석 입장을, 조 부회장은 21일 출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들은 아직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특검팀은 이들 기업에 대한 배임 혐의를 적용했으며, '오너 리스크' 등을 해소하기 위해 김 씨가 연관된 기업인 IMS모빌리티(전 비마이카)에 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IMS 모빌리티
IMS 모빌리티

김예성 씨 관련 부실기업에 총 184억원 투자···관련 기업들은 "정상적 투자 활동"

'집사 게이트'는 2023년 김 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자본잠식 상태의 부실기업임에도, 김 여사와의 관계를 토대로 카카오모빌리티 등 기업들으로부터 184억원을 부정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IMS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오아시스)를 통해 투자를 받았다. 오아시스가 매수한 지분 중에는 김 씨의 것으로 의심되는 차명 회사의 46억원 상당 지분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 자금의 실질적 주인이 김건희 여사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혹을 받는 기업별 투자금은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 35억원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 등이다.

이에 관해 한국증권금융은 "정상적인 심사 절차에 따라 투자된 건"이라고 답했고, HS효성은 "정상적인 투자였고, 김예성이라는 인물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적 목적에 따른 투자"였다고 밝혔으며, 신한은행도 "정상적인 투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키움증권은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사진=연합뉴스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 그룹 회장,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사진=연합뉴스

'경영 리스크' 해소 위해 투자?

특검팀은 투자 시점인 2023년 당시 각 기업들이 처한 '사법 리스크'와 경영상 부담에 주목하고 있다. 김 여사와 관련된 회사에 자금을 대 형사 사건들과 경영상 문제 등을 해소하려 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당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약 2400억원을 동원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김범수 창업자, 배재현 전 투자총괄대표 등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오는 8월 말 결심공판이 예정돼 있다.

2023년 4월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보유하고 있던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3.65%)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도해 약 605억원을 현금화했다. 이후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논란이 확산되자 같은해 5월 김 전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주식 매각 대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검찰은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으나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을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전 회장이 사전에 관련 정보를 보고 받지 않았고, 단기매매차익 반환 의무가 소멸한 지난해 3월말 이후 주식의 대량 매매를 시도했다는 점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한은행이 IMS모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이 확인된 가운데, 과거 김 씨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한지주에 따르면 김 씨는 2011년에 해당 운용사에서 퇴직했다.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서울대에서 만난 김건희-김예성···부동산 관련 혐의로 복역까지

한편 '집사 게이트'의 핵심 인물들인 김 여사와 김 씨는 2010년에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만난 사이로 알려졌다. 또한 2013년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할 때 340억원에 관한 신안저축은행(현 바로저축은행) 명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김 씨는 이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2021년 1월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와 김 씨의 관계가 이 같은 과정을 겪으면서 "현재는 틀어졌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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