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근 "닭이 최고의 약자인 만큼 스마트팜 절실했죠"

경상북도 영주시 양계 농가
박노중 기자 2020-01-17 09:50:00
사진= 가장 왼쪽 송영근 대표 (63세)와 그의 가족들
사진= 가장 왼쪽 송영근 대표 (63세)와 그의 가족들

오대농장은 '2018 친환경 축산대상'을 수상한 친환경 축산농장으로, 송영근 대표는 농장 환경과 청결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 넓고 깨끗한 앞마당과 농장 내 · 외부의 소나무를 비 롯해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식재된 1,000여 그루의 나무, 그리고 농장 옆에 지어진 한옥 자택이 인상적이었다. 농장 이미지는 청결을 넘어 아름답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다른 농장과 비교해 손색없을 정도로 빼어난 환경을 자랑했다. 논농사에 거름을 대기 위해 시작해, 이제는 대한민국의 친환경 양계 농장의 모델로 거듭난 오대농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닭을 아끼는 마음에 시작한 육계 사육

"여러 면에서 닭은 최고의 약자입니다. 짧은 사육기간 동안 한 순간도 눈을 돌릴 수 없습니다."

송영근 대표가 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20대 초반이었다. 당시에 온 가족이 논농사를 지었는데 논에 거름을 대기 위해 육계 사육을 시작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집안일을 도와야 했던 시절, 송 대표는 자연스럽게 육계 사육과 유통을 하게 되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당시 영주 일대에서는 논농사를 짓던 수많은 가구가 거름을 목적으로 육계 사육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90여 가구가 육계 사육에 뛰어들었다가 지금은 대다수가 폐업을 한 채 15가구 정도만 육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육계 사육을 지켜와보면서 송 대표는 환경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육계는 출하까지 사육기간이 30일 가량으로 타 축종보다 현저하게 짧다. 따라서 관리에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데, 찰나의 순간에 실수로 사육을 망치기 쉽다.

이후 송 대표는 자택을 농장 바로 옆에 지었다. 가까운 곳에서라도 닭을 한 번 더 살펴보자는 섬세한 마음에서다. 환경 변화에 취약한 터라, 온도 차가 급변하면 언제든지 닭 폐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송 대표의 닭을 위한 마음은 더 좋은 환경을 구축해야겠다는 열망으로 이어져왔다. 그는 닭도 사람처럼 추위와 더위를 타는데 마시는 물도 그것에 맞게 온도가 조절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자주 방문해 견학을 가는 농촌지도소 센터 내 담당자의 추천으로 스마트팜 도입을 결정하게 되었다.

나날이 발전하는 스마트기술 덕분에 기대감 UP

오대농장은 자금 부담으로 처음부터 한꺼번에 도입하진 못 하고, 사료 통과 물 라인 니플을 시작으로 50인치 팬 등 차츰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늘려 현재 수준에 이르렀다고 했다. 통합 제어 프로그램과 이어 연동되어 관리되는 환풍기, 순환팬, 입기구, 음압센서, 사료빈관리기, 사료자동급이기, 음수관리기, 음수량측정기, 조도관리기, 냉난방기, CCTV까지 발효 퇴비 처리 시설 외에는 부족한 것 없이 거의 모든 ICT장비를 갖추고 있다.

또한 송 대표는 보통 하루에 2~3번 전체적으로 농장을 체크하는데 한 동 에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된다면서, 나머지는 수시로 내부 환경관리 컨트롤 시스템을 확인한다고 전반적인 운영 상황을 설명해줬다. 만약에 지금 수준에서 시설과 장비가 없다고 가정하면 최소 한 동에 한 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한데, 이제는 도입 전과 비교해 필요한 인력이 절반에서 3분의 1 가량 줄었다고 한다.

장비가 문제가 생기면 업체가 직접 와서 수리하거나 여분의 부품을 가지고 있어 비상시에 자체적으로 수리할 수도 있게 되어, 문제가 발생해도 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점점 장비 수준도 높아져 최근에는 방수 기능이 있는 모터가 나오기까지 했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스마트팜 시설과 장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가장 큰 성과는 수익 향상

"단연 가장 큰 성과는 수입이죠. 지금은 한 동에서 1억 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송 대표는 스마트팜 도입 이후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바로 수익성 향상이라고 전한다. 그는 대략적으로 수익이 약 50%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또 오대농장에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폐사율을 낮춘 비결을 차별화된 음수 시스템으로 보고 있다. 오대농장에서는 다른 육계 스마트팜 농장과 달리 바로 냉 · 음용수 급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냉 · 음용수 급수시스템은 히트 펌프를 이용해 냉수를 생산해 닭의 사육일령에 알맞은 온도의 물을 자동으로 공급해주는 기술이다. 냉 ·음용수 급수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28일령 육계의 마리당 중량이 평균 1,450g 증가하고 전 년도 동일 주령 대비 폐사율이 84%가 감소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데이터를 통한 환경 개선 역시 큰 성과라고 전했다. 가장 중요한 사료의 경우, 예전에는 눈짐작으로 사료량을 체크했는데, 이제는 데이터로 정확히 확인할 수가 있기 때문에 사료 허실을 줄일 수 있고 이는 노동력 절감 효과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이제는 음수량을 비교 체크해보면 쉽게 문제가 있는 닭을 알아내 질병 예방과 폐사율 감소에 큰 도움을 받는데, 이 역시 예전 같았으면 어떤 닭이 병에 걸렸는지 알아내기조차 쉽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사진= 오대농장 내부 전경.
사진= 오대농장 내부 전경.


업체 선정 세심한 배려 필요

송영근 대표는 지원 사업을 받아 진행할 때, 업체 선정에서 단순히 경력 위주의 정보만을 보고 선택하게 하는 게 아니라, 농가에서 업체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 수 있도록 업체 선정부터 자세한 정보 수록까지 각별히 신경을 더 써주길 바랐다. 또한 관련 정책이나 사업이 누구나 쉽게 신청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 많은 이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영세 농가가 자금이 없어서 더 투자를 못 할 뿐이지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다른 양계농장도 스마트팜을 도입했을 때 이와 같은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본인 농장에 가장 적합한 시스템과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많은 정보를 찾고 발품을 팔아야 한다며, 투자하면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결과라도 절대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오대농장 계획을 물었을때, 송 대표는 규모나 성장에 대한 목표가 아닌, 환경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농장 성적이 상위 10위 안에 도달한만큼, 당연히 향후에는 더 나아가 대한민국 상위 1% 양계농가가 되고싶다고 전하면서도 환경에 대한 개선이 우선이라고 단언했다.

"오대농장은 환경 개선을 1순위로 보고 앞으로 대한민국 육계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50만 마리 규모의 동물 복지와 친환경 농장 환경에 견학 시스템까지 갖춘 제2 농장도 계획중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의 오대농장을 우리나라 육계 산업을 선도하는 롤 모델 농장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 자부합니다."



박노중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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