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지주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아트라스 합병에 '화난' 자회사 주주들

알짜 자회사 삼킨 지주사에 일방적으로 유리…자회사 주주들은 ‘한숨만’
정우성 기자 2020-11-28 10:26:00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진=한국테크놀로지그룹)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자회사 아트라스비엑스를 흡수합병한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소유한 지주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 결정에 아트라스비엑스 주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과 아트라스비엑스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결의했다.

합병비율은 1대 3.39로 소멸법인인 한국아트라스비엑스(5만3599원) 주식 1주 당 존속법인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1만5801원) 주식 3.39주가 배정된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을 배정받지 않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병 이유로는 "그룹사의 전방산업인 자동차 시장 성장 둔화와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속에서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아트라스비엑스의 자진 상장 폐지를 추진해왔다. 그러려면 최대주주 등이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공개 매수에 나섰지만 소액 주주들은 매수가가 너무 낮다고 반발했다. 회사 측은 내부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였지만 부족했다. 주주들은 2~3배 이상의 매수가를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한국아트라스비엑스)
(사진=한국아트라스비엑스)
그러자 이 지분율을 가지고 합병 결의를 한 것이다. 우선 오너 일가가 70% 이상 지분을 가진 지주사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그동안 아트라스비엑스가 소액 주주들에게 배당하던 금액을 온전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아트라스비엑스는 자동차용 축전지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 10.8%를 기록한 알짜 자회사다. 오너 일가는 든든한 현금 확보가 가능해졌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가 저평가된 상태에서 합병인 만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기존 주주들에게는 유리한 편이라며 추후 합병 진행과정에 따라 목표주가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트라스 소액 주주들은 손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합병에 반대해도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는 수 밖에 없다. 오너 일가가 얻는 이익에 비하면 싼 가격이다. 한 주주는 종목 토론 게시판에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를 거론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우롱하고 농락하는 진정한 부도덕의 끝판왕, 이번엔 그냥 안 넘어간다"고 썼다.

(사진=네이버 금융)
(사진=네이버 금융)




정우성 기자 wsj@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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