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부실 알고도 팔았다" 논란… 우리은행 "객관적 사실과 명백히 달라" 억울

금감원, 라임펀드 부실 판매 손태승 회장 직무정지, 진옥동 은행장 문책경고
언론 보도, “우리은행 라임펀드 부실 알고도 판매 지속”, “예약 받은 건 팔고 끝내자”
나정현 기자 2021-02-04 16:19:08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나정현 기자] 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이 발생한 라임사태와 관련, 해당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은 라임 펀드를 판매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직무정지, 진옥동 신한은행장에겐 문책경고를 각각 통보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라임펀드와 디스커버리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에게도 문책 경고를 통보한 바 있다.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 △직무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총 5단계가 있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연임과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돼 중징계로 분류된다.

당장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3연임 도전과 또 신한그룹 지주회장직 출마에 제동이 걸린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임기 3년의 회장 연임에 성공했지만 '불명예'를 떠안고 가긴 어렵다. 추후 행보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미 DLF사태로 '문책경고'를 받은 바 있어 '신뢰'라는 금융권 필수 덕목이 흔들리면 우리금융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악재도 추가로 터졌다. 지난 2일 KBS는 「“라임펀드 부실 알고도 판매 지속”…KB증권·우리은행 내부 보고서 입수」, 「보고서 무시한 은행의 탐욕…“예약 받은 건 팔고 끝내자”」 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판매를 지속했고, 수수료를 위해 보고서를 무시하고 사전 예약 받은 건을 팔았다는 것이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건 '금융사기'에 해당한다.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에 우리은행은 4일 입장문을 통해 KBS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 반박하고 나섰다.

‘라임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판매를 지속했다’는 내용에 우리은행 측은 “객관적인 사실과 명백히 다를 뿐 아니라 오히려 당행에 악의적으로 편집 및 왜곡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행은 라임의 위법한 행태를 알면서 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한 사실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판매 중단 결정 이후 판매 수수료를 받기 위해 고객을 속이고 이미 예약 받은 물량을 마저 팔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며 당시 펀드 판매 쏠림이 심화되어 고객 보호를 생각하자는 입장에서 신규 상품 출시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신규상품 출시 중단’은 ‘판매중단’과 다르며, 이미 출시된 상품의 판매를 소급적으로 취소하는 결정도 아니다”라며 “대외적으로 공표할 내용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측은 “당행은 라임 사기의 공범이나 방조자가 아니다”라며 “당행 역시 라임 사태의 피해자임에도 고객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당행의 입장을 깊이 헤아져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우리은행 입장문 전문>

1. 당행이 2월말부터 라임 펀드 부실을 알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금번 2021. 2. 2.일자 KBS 보도는 마치 당행이 2019년 2월 말부터 은행 내부적으로 라임 펀드 부실 우려를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수수료 등 당행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라임 펀드 판매를 4월까지 계속하였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그러나, 이는 객관적인 사실과 명백히 다를 뿐 아니라 오히려 당행에게 악의적으로 편집 및 왜곡된 내용이라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당행은 라임의 위법한 행태를 알면서도 상품을 출시하거나 판매한 사실이 없습니다. 당행이 판매수수료를 이유로 잘못된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는 더더욱 아니라는 점 또한 말씀 드립니다. 2019년 4월 9일 당시 감독당국이나 언론 어디에서도 라임에 대하여 문제점을 제기한 적도 없었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입니다. 2019년 4월 9일 당시 라임 펀드 부실을 알았다면, 그것은 사기 행각을 벌인 라임이나 사기 공모자일 것입니다. 그러나, 당행은 라임과의 어떠한 공모도 하지 않으며, 라임 펀드 판매와 관련하여 임직원들이 비리를 저지른 적도 없습니다. 이는 당행이 금감원 조사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미 명명백백히 밝힌 내용입니다.

2. 당행은 라임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한 적이 없으므로, 이를 공표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KBS는 당행이 판매 중단을 결정했음에도 판매 수수료를 조금 더 받아보고자 고객을 속이고 이미 예약 받은 물량은 마저 팔았다는 식으로 보도를 하였으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당행은 2019. 4. 9. 라임 펀드가 부실하다거나 구체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신규 상품 출시 중단 결정을 한 것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당행이 이를 알았다면, 당행은 당장 투자자들의 돈을 반환 받고자 했을 것이지, 판매를 지속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당행은 펀드 판매 쏠림이 심화되는 와중에 여러 내부 리스크 검토 의견이 있으니 당행 이익보다는 고객 보호를 한번 더 생각하자는 입장에서 신규 상품 출시 중단을 결정한 것입니다. 또한, ‘신규 상품 출시 중단’은 ‘판매 중단’과 다르며, 이미 ‘출시’된 상품의 판매를 소급적으로 취소하는 결정도 아닙니다. 대외적으로 공표할 내용도 아닙니다.

또한, KBS는 2019. 4. 9. 사후 리스크 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진 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라며 일부 발언들을 보도하였습니다만, 이는 사실도 아니며, 그 회의의 취지나 신규 상품 출시 중단 결정의 진의를 왜곡하는 악의적인 편집이라 생각합니다.

3. 라임 사태의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임 사태는 완전히 해결된 사건이 아닙니다. 여전히 그 사기 주범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피해가 완전히 회복 되지도 않았습니다. 당행 역시 그 중대한 사기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피해보상에 앞장서고 있으며 실제로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고객님들께 투자금 원금 전액을 반환하였습니다. 이처럼 당행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고서 피해 회복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판매수수료 때문에 당행이 라임 펀드를 계속 팔았다는 보도는 너무나 악의적인 보도라고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상식적으로도, 라임 사기 공모자도 아닌 당행이 라임 펀드의 부실을 알고서 이를 판매할 이유가 없다는 점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런데, 당행이 신규 출시를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수수료를 목적으로 이미 예약 받은 물건을 팔았다는 악의적인 보도는 당행의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하는 보도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당행은 라임 사기의 공범이나 방조자가 아닙니다. 당행 역시 라임 사태의 피해자임에도 고객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당행의 입장을 깊이 헤아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나정현 기자 oscar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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