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ESG 행보...SK, 친환경 사업 '공격 투자'

구초희 기자 2021-12-21 14:34:41
지난 7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어로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탄소감축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지난 7일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어로그'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탄소감축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스마트에프엔=구초희 기자]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회장이 친환경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며 SK그룹의 '딥체인지(근본적인 혁신)'를 가속화하고 있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투자전문회사인 SK㈜는 올해 친환경 사업을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기업에 2조원 가량 투자했다. 주로 대체 에너지, 대체 식품, 환경 기술 등 4개 부문이다. SK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 사업에 약 14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가 올해 친환경 사업 중 가장 크게 투자한 분야는 '대체 에너지'다. 최 회장은 향후 5년간 대체 에너지에 9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올해는 미국 수소 밸류체인 토털솔루션기업인 플러그파워에 SK E&S와 공동으로 약 1조85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모놀리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대체 에너지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모놀리스는 전 세계 유일하게 청록 수소 상업화 공정기술을 갖춘 회사다. 양사는 메탄에서 수소와 상업용 고체탄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대체 식품'에도 활발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SK는 지난해 미국 대체 단백질 기업인 퍼펙트데이에 540억원을 투자한데 이어 올해 추가로 650억원을 투자했다. 그 외에도 미국 네이처스 파인드에 약 290억원, 영국 미트리스팜에 약 80억원, 중국 조이비오그룹에 약 180억원을 투자했다.

또한 SPC삼립과 MOU를 체결해 국내 '대체식품'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재 양사는 미국 퍼펙트데이와 영국 미트리스팜의 기술력을 도입해 한국 시장에 맞춘 대체식품 사업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SK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에 필요한 친환경 사업 및 기술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 미국 바이오에너지 기업인 ‘펄크럼’에 국내 사모펀드와 함께 약 6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펄크럼의 혁신 공정과 상업화 능력을 활용해 국내 바이오에너지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 ESG경영 글로벌 행보

최태원 회장도 ESG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최 회장은 미국 워싱턴 인근에서 열린 '2021 트랜스 퍼시픽 다이어로그(TPD)'에 참석해 ESG를 기반으로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이 협력해야만 글로벌 공급망 문제나 환경문제 등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미국에 4년간 47조원을 투자해 탄소저감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K의 활발한 ESG 사업 행보에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 '사회적 가치 실현'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ESG 경영 전략의 기초를 마련해 구체적인 사업을 그룹 전 계열사에서 본격 추진해 오고 있다.

그 결과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국내 기업의 ESG 평가에서 SK그룹의 주요 12개 계열사 모두가 올해 A등급 이상을 받았다. 최 회장이 그동안 공들여온 ESG 경영이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난 것이다.

최 회장은 국내 그룹 총수들 가운데 ESG 사업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최근에도 직접 해외 주요 인사들과 적극 교류하며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3일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를 만나 '넷제로 및 탄소감축'을 위한 친환경 사업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이 다른 나라 정부와 탄소감축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은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수소생태계 조성, 최첨단 친환경 솔루션 개발 등 ESG 중심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번 MOU 체결을 시작으로 향후 베트남의 탄소 감축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 및 투자 기회를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초희 기자 9chohee@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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