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지금, '베트남 투자' 전쟁 중…"시장진출·성장기반 확보"

정우성 기자 2022-03-07 15:51:14
미래에셋베트남 영업점
미래에셋베트남 영업점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국내 금융권이 베트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계열 증권사 베트남투자개발은행증권합작회사(BSC) 35% 지분을 취득하기로 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지분은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2분기에 취득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베트남 시장진출 및 성장기반 확보가 목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하나은행이 BIDV 지분 15%를 확보한 데 이어 하나금투까지 계열사 지분을 갖게되는 것이다. BIDV는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이자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다.

하나금융그룹에선 하나은행이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영업점을 갖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도 앞으로 베트남에 영업점을 내고 본격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 법인인 미래에셋베트남은 1억 달러 규모 신규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에셋베트남은 지난해 위탁매매 시장 점유율 4.44%로 현지 증권사 중 7위다. 미래에셋베트남은 이미 2019년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거쳐 자기자본 기준 현지 1위 증권사가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베트남 내 투자자들이 은행 저축보다는 주식 투자를 선호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아직 증권 계좌 수가 약 450만개로 약 1억명 인구 중 5%도 안 되는 숫자다. 미래에셋베트남은 올해 VN지수가 1700포인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현재 1503포인트인 점을 고려하면 13%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한국의 PB와 같은 전문고객서비스 등을 베트남 자산관리서비스에 접목해 베트남 투자자의 서비스질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한국투자증권의 KIS베트남증권, KB증권의 베트남법인(KBSV), 한화투자증권의 파인트리(Pinetree)증권이 현지에 진출한 상태다.
미래에셋베트남 영업점
미래에셋베트남 영업점
베트남은 국내 5대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하나·우리)이 모두 진출해 있는 곳이다.

신한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은 현지 외국계 은행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전국적 영업망은 물론 지난해 말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자산과 손익 등 재무 실적 부문에서도 1위다.

지난해 말에는 경제 요충지인 박닌성 꿰보군과 동나이성 비엔화시에 지점 두 곳을 새로 열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이로써 베트남 5대 도시 거점을 포함해 총 43개 영업점·지점을 두게 됐다. 현지 외국계 은행 가운데 가장 많다. 특히 2018년부터 두 차례 업그레이드해 출시한 앱 ‘베트남 쏠’이 디지털 금융 수요가 큰 현지 소비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지난해 베트남기록협회(Vietnam Record Assosiation)가 운영하는 사이트 `BestVietnam`에서 선정한 `베트남 내에 영업중인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신한은행이 83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Global Finance Magazine에서 선정한 신흥시장에서 세계 50대 은행과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0대 상업은행으로 선정된 바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 파생상품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파생상품 판매를 개시했다.

이번 파생상품 시스템 오픈으로 베트남우리은행을 거래하는 지상사 및 현지 기업들은 환율헷지 등 시장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이번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전산시스템 고도화 ▲전문인력 확보 ▲내부통제 조직 정비 등 1년 넘게 준비해왔다.

베트남우리은행은 금리파생상품 라이센스를 추가 취득해 금리스왑 및 통화스왑 등 파생상품 업무 전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지상사를 비롯한 현지 우량기업에 대한 다양한 영업기회를 확보함으로써 미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삼을 방침이다.

지난해 OK금융그룹이 베트남 법인과 베트남우리은행이 현지 진출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저축은행 최초로 베트남 진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신한라이프베트남이 올해 1월 25일 영업에 들어갔다.
신한라이프베트남이 올해 1월 25일 영업에 들어갔다.
보험업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첫 해외 법인 '베트남 법인'이 정식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했다고 지난 1월 25일 밝혔다.

신한라이프는 국내보험시장 고령화, 저출산 등에 따른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베트남 법인 설립을 추진해왔다. 2015년 6월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한 뒤 현지 생명보험시장 조사, 베트남 금융당국 협력 사업 등을 이어왔다. 지난해 2월 베트남 재무부로부터 신한라이프 베트남 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했다.

신한라이프는 법인 설립을 위해 자본금 2조3200억 베트남 동(한화 약 1141억원)을 출자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그동안 영업 개시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이끌어온 이의철 법인장과 주재원 및 현지 채용 직원을 포함해 약 40명으로 법인 조직을 구성했다.

베트남 법인은 초기 시장 진입과 안정적 정착을 위해 현지 법인보험대리점(GA) 제휴를 통한 대면 채널, 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디지털 채널 등을 중심으로 영업을 개시할 방침이다. 또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신한은행, 신한카드와 시너지를 통해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차별화된 비즈니스 영업모델을 도입하고 새로운 보험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고객 니즈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베트남법인장을 새롭게 교체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였다.이달 2일 공식 취임한 황준환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장은 지난 2004년 한화생명에 입사한 이후 소매금융, 기획·전략, 회계 등 부서를 거쳤다.

황 법인장은 취임사에서 "전임자가 추진해온 디지털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보험 서비스를 통합·강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지속해서 개선하고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 핵심 정보 관리 체계를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베트남 법인은 올해 1월 베트남 최대 물류회사 비엣텔포스트(ViettelPost) 와 보험 상품 유통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비엣텔포스트는 63개성에 2000개 이상의 우체국, 8300개의 배송 및 수령 지점 등 광범위한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 양사간 협약으로 비엣텔포스트는 100만 베트남 고객 ‘라이프펀디(Life Fun:D)’ 일반 생명보험 등 한화생명베트남의 상품 유통을 담당한다. 한화생명은 베트남 내 오픈마켓 침투도 가속화한다. 비엣텔포스트 고객이면 누구나 비엣텔 우체국, 매장, 거래처 등 직판 채널을 통해 전문적 컨설팅을 받게 된다. 한화생명베트남의 전문적 재무상담사는 컨설팅을 통해 해당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 상품을 제공한다.

한화생명베트남은 베트남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투자와 발전 및 성장을 이뤘다. 특히 한화생명베트남은 최근 몇 년 새 디지털 기술 플랫폼 개발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고, 전문 컨설턴트 팀 교육 등 획기적 변화도 이뤘다. 한화생명베트남은 이번 협약을 통해 유통 채널 다변화와 더 많은 베트남 고객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다오 두이닌(Dao Duy Ninh) 한화생명베트남 전략개발 및 유통채널 부국장은 “이번 협력이 9600만인구의 거대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유통망 확장이다”며 “베트남 생명보험 시장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인구의 10.5% 이상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협약이 한화생명베트남과 비엣텔포스트 양측에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 기회를 제공한다”며 “한화생명베트남의 포괄적 금융 생명 솔루션은 비엣텔포스트 고객에게 또 다른 가치를 더할 기회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09년 4월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16개 지점을 포함해 140여개 영업망을 운영 중이다. 진출 7년 만인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수익성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시장점유율 3% 수준으로 업계 10위에 올라있다.

교보생명도 베트남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신규법인을 설립하기 보다는 현지 생보사의 지분을 일부 매입하거나 인수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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