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무 보러 편의점 간다…지점 줄고 공동점포 확대 추세

은행-증권 공동 점포에 편의점까지
정우성 기자 2022-03-22 14:01:24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권이 점포를 줄이는 추세에 있다. 2019년만 해도 6709개에 달했던 전국 은행 점포가 작년 말에는 6094개로 줄었다. 올해는 6000개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은행 간 공동 점포는 물론 다른 업종과 결합된 점포 전략이 도입되고 있다.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비대면 영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고객 접점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자료=은행연합회 / 그래픽=정우성 기자
자료=은행연합회 / 그래픽=정우성 기자
DGB금융그룹 계열 하이투자증권은 영남지역의 DGB대구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1일 부산에 두번째 대구은행-하이투자증권 복합 점포를 열었다.

서울에 3곳, 대구에 3곳, 대전 1곳, 부산 2곳이 이와 같은 복합 점포다. 이 서비스를 위해 2019년 DGB금융그룹은 그룹 계열사 공동 브랜드 '디그니티'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예 경쟁사와 손을 잡기도 한다. 하나은행-우리은행이, 국민은행-신한은행이 공동 점포를 운영하기로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공동 점포 운영이 먼저 자리를 잡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지방은행들이 거대 은행에 대항해 경쟁력을 갖추고자 공동 점포를 운영하는 시도를 해왔다.

사이타마현을 근거지로 한 치바은행과 무사시노은행는 공동 점포를 운영하면서 각자 지방에 국한된 영업망을 상대방 지역으로 확대하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에서도 점포 비용을 분담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다. 홍보, 마케팅 등 업무까지 분담하게 되는 효과도 있다.

영국의 로이드·바클레이스·스코틀랜드왕립은행 등 대형 은행 3곳도 2019년 공동 점포 1호를 처음 열었다.

CU마천파크점 / 사진=하나은행
CU마천파크점 / 사진=하나은행
아예 다른 업종과 점포를 공유하는 시도도 있다.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임차료 등의 비용 절감은 물론 상대 기업 상품에 대한 니즈로 내점하는 고객과의 접점이 확보한다는 강점이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BGF리테일과 협업해 CU마천파크점을 오픈했다. 여기엔 약 50가지 은행 업무가 가능한 ATM과 CD기가 각각 1대씩 설치됐다.

입출금, 통장정리 등의 기본 업무는 물론 화상 상담 및 바이오인증을 통해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및 보안카드(OTP) 발급 등 영업점을 가야만 처리할 수 있었던 금융 업무들도 해결할 수 있다.

편의점 특성상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업무 수수료도 일반 은행 ATM 코너 또는 영업점과 같다.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시설을 설치하고 미니 가든을 조성하는 등 은행 점포와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신한은행GS리테일과 업무 협약을 맺고 디지털사업을 공동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도 우선 편의점에 있는 ATM에서 가능한 업무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본적인 은행 업무를 편의점에서 할 수 있도록 바꾸겠다는 의지다.

사진=KB국민은행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마트 노브랜드와 함께 디지털 제휴 점포 ‘KB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4월 고속터미널역 내 노브랜드 매장에 개점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서는 ATM, 화상상담 전용창구 등을 활용한 대면채널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으로 이마트 노브랜드와 함께 고객 동선을 고려한 최적의 영업점 운영모델을 만들어 나가는 실험을 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KB디지털뱅크’에서는 STM을 통해 ▲현금 및 수표 입출금 ▲체크카드 발급 ▲보안카드, 카드형OTP 발급 등 비대면채널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거래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화상상담 전용창구에서는 ▲입출금 통장 개설 ▲적금/예금 신규 ▲인터넷 뱅킹 신규 및 해지 등의 거래를 은행 영업점 방문 없이 전문상담직원과의 화상상담을 통해 직접 처리한다.

사진=NH농협은행
사진=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 2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 '삼성디지털시티지점'을 열었다. 디지털 기술의 실험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정보와 상품 콘텐츠 등이 송출되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전에 등록한 손바닥 정맥 정보 인증으로 통장이나 신분증 없이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손하나로 서비스’, 업무 시간 외에도 환전 업무가 가능한 ‘외화 현금 자동입출금기(ATM)’ 등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한 지점이다.

종이 없는 사무실(제로 페이퍼) 적용을 위해 개발한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특화 점포이기도 하다.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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