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유통업계에도 '불통'…'물류 차질' 잇따라

대형마트·식품업계 "물량 미리 운송해 당장 지장 없지만 상황 지속되면 문제 생길 것"
하이트진로 "생산·출고 역량 평소 59% 수준, 일부 도매상들 직접 공장 방문해 물건 싣고가"
오비맥주 출하량 80% 감소 "총파업 대비, 연휴 기간 출하량 늘려 당장 지장 없을 것"
편의점업계, 참이슬·진로이즈백 발주 제한 "GS편의점, 예의주시 중"
황성완 기자 2022-06-08 11:50:39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산지부 조합원이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화물연대 부산지역 본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부산지부 조합원이 7일 오전 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화물연대 부산지역 본부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지난 7일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생겨 유통업계에도 불똥이 튀었다. 대형마트는 아직 피해가 크지 않지만, 주류업계는 화물연대 파업발 '주류 대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지난 7일 오전 10시 부산·인천·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부별로 집단운송거부 출정식을 가졌다. 집회 참여 인원은 총 9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조합원(2만2000명 추정)의 40% 수준이다.

집회참여 인원에는 일부 유통업계 관련자도 포함돼 있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상황은 아직 피해가 크지 않지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상황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연결되는 화물차주들은 파업 참여 비중이 높지 않고, 파업에 들어간 일부 화물차주도 새벽에 물건을 전달해놓은 터라 큰 문제는 없다"며 "단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유통 기한이 짧아 재고 비축이 어려운 신선식품 쪽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도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다. 국내 라면 수출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은 파업 1주 전부터 계약 물량을 미리 보내는 식으로 사전 조치해 피해를 최소화했다.

반면, 하이트진로의 피해는 크다. 화물연대는 시위가 일어나기 전인 지난 2일부터 하이트진로 이천과 청주 공장에서 입구를 막으며 시위를 벌였다. 이천공장은 이날 오전 한때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화물차주들의 파업으로 지난달 중순 이후 이천·청주공장의 주류 출고 물량은 평소 대비 59% 수준에 그치고 있어, 주류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CU·세븐일레븐·미니스톱·이마트24 등 편의점 업계도 주류 발주를 제한하면서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생산·출고 역량이 평소의 59% 수준이고, 운송이 어려우니 일부 도매상들은 직접 공장에 와서 물건을 싣고 가는 실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오비맥주의 맥주 공장도 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의 영향을 받아 출하량도 80%가량 떨어졌다. 오비맥주는 지난 7일 오전부터 이천·청주·광주 공장 3곳에서 생산한 맥주 물량을 제대로 출하하지 못하고 있다. 오비맥주의 물류 위탁사 소속 화물차주 대부분이 총파업에 동참해 운송 거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와 물류 계약을 맺은 한익스프레스는 이천과 청주 지역, 동원물류는 광주공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인 180여명이 화물연대 소속이다. 오비맥주 이천·청주공장은 카스 등 국산 맥주를, 광주공장은 호가든을 비롯한 해외 브랜드 맥주와 수제 맥주를 생산한다. 이에 현재 해당 공장의 맥주 출하량은 평소 대비 80%가량 떨어져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총파업에 대비해 연휴 기간 동안 출하량을 늘려 당장은 생산량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시차량을 추가해 20% 수준의 맥주 출하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대한 파업이 신속히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편의점들도 하이트진로 소주 참이슬과 참이슬 오리지널, 진로이즈백에 대한 발주를 제한하는 상황이다. CU는 이날부터 일부 물류센터에서 출고되는 참이슬 제품 발주를 제한할 예정이다. 앞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은 지난 4일부터 참이슬·진로 발주를 제한했다. 미니스톱은 점포당 참이슬병·참이슬 오리지널병·진로병(각 360㎖)은 각각 1박스씩, 참이슬페트·참이슬오리지널페트·진로소주페트(각 640㎖)는 각각 10개씩만 발주할 수 있도록 했다. 세븐일레븐도 같은날 참이슬과 진로 제품을 점포당 각 1박스씩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24 역시 같 같은날부터 참이슬과 진로 병 제품에 대해 각각 3박스씩까지만 발주하도록 제한을 뒀다. GS25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멘트 출하에도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지난 7일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부곡)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고,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 주요 내륙사 시멘트 공장에서도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다른 유통기지 봉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지만, 파업 영향으로 시멘트 출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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