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 발사체 '누리호', 오늘 2차 발사...우주로 도약

고도 700㎞ 궤도에 초당 7.5km 속력, 지구 주변 돌도록 하는 것이 목표
발사 성공시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 발사할 수 있는 7번째 국가 등극
황성완 기자 2022-06-21 10:58:09
21일 누리호가 발사될 준비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21일 누리호가 발사될 준비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지난해 10월 21일 시행된 1차 발사에서 목표가 이뤄지지 않았던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우주를 향해 다시 한번 날아오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1일 누리호 2차 발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목표는 인공위성을 고도 700㎞의 궤도에 올려 초당 7.5km의 속력(시속으로는 2만7000km)으로 지구 주변을 안정적으로 돌도록 하는 것으로, 이번 2차 발사는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에 실제 기능을 지닌 독자 개발 인공위성을 실어서 쏘는 첫 사례다. 지난해 실행했던 1차 발사에서는 실제 기능이 없는 1.5t짜리 위성 모사체(더미 위성)만 실렸으나, 이번에 진행되는 2차 발사에서는 1.3t짜리 위성 모사체와 함께 우주기술 시험 등 실제 기능을 지닌 성능검증위성(질량 162.5kg)이 실린다.

성능검증위성 제작에는 조선대·카이스트·서울대·연세대 학생팀이 참여했고 각각이 개발한 초소형 '큐브위성' 4개도 같이 품고 있다. 각 큐브위성은 궤도 안착 후 약 1주째부터 성능검증위성으로부터 분리돼 독자적 임무를 수행한다.

오늘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실용급 위성을 발사하는 능력을 입증하는 7번째 국가가 된다. 이는 외국의 발사체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힘으로 위성을 쏘아올릴 능력을 갖춰, 주도적으로 다양한 우주 개발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늘 발사 예정인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 규모의 발사체로, 2010년 3월부터 개발돼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12년 3개월 동안 25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누리호의 설계,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투입된 예산은 약 1조9572억원이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대동소이해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轉用)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 등 국제 규범에 따라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금지된 분야다. 따라서 우주발사체 기술은 자력으로 개발하는 것 외에는 보유할 방법이 없다. 누리호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은 '발사체의 심장'이라고도 불리는 75t급 액체 엔진이다. 1단에서 75t급 액체 엔진은 4개가 한데 묶여 1개의 300t급 엔진처럼 동시에 점화하며, 2단에도 1개가 달려있다. 우리나라는 이 엔진 개발을 통해 세계 7번째로 중대형 액체로켓엔진 기술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대형추진제 탱크, 초고온 가스 등이 흐르는 배관, 발사대 등 모든 주요 부품이 우리 기업과 연구진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졌다. 아울러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1차 발사의 실패 요인이었던 3단 엔진 조기연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단 산화제탱크 내부의 고압헬륨탱크가 움직이지 않도록 하부 고정부를 보강하고 산화제 탱크 맨홀 덮개 두께를 강화했다. 2013년 1월 3차 발사에서야 성공한 나로호(한국형발사체 KSLV-Ⅰ)를 개발할 때만 해도, 1단 엔진은 러시아에 의존했고 한국은 2단 고체 모터(킥모터)만 만들었다.

발사 시간은 오후 4시로 관측되며, 정확한 발사 시간은 이날 오후 열리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항우연은 우선 오전 10시부터 발사통제지휘소를 통해 발사운용최종점검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고, 오전 11시부터는 육상과 해상 등의 안전통제를 시작한다. 발사 경계구역은 지상에서는 발사대 중심으로 3㎞ 이내에서 인원과 차량, 해상에서는 비행 방향 폭 24㎞, 길이 78㎞ 해상 범위 안의 인원과 선박이 각각 통제될 예정이다.

한편, 장마 기간이 다가오면서 누리호 발사에 가장 큰 변수로 꼽혀온 날씨로 인한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이 이날 오전 5시에 업데이트한 단기예보에 따르면 발사가 유력한 이날 오후 3∼7시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의 강수 확률은 30% 이하이며, 바람은 초속 7m 안팎이나 그 이하로 예상된다. 비나 낙뢰 등은 예보되지 않았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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