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야망 담긴 '전동화' 전략...아이오닉7 등 부산모터쇼에서 엿본다

박지성 기자 2022-07-19 13:42:29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6 /사진=현대자동차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현대자동차는 전기자동차(EV)에 진심이다. 내연기관이 주를 이루던 시절 현대차는 저가 브랜드 차량을 만드는 아시아의 작은 자동체 회사였다. 고장 없는 정교한 기술로 자동차를 만들어 팔던 혼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 회사와는 또 다른 '그저 그런' 자동차 회사로 인식됐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부단한 도전과 기술 혁신 끝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달라졌다. 그리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위상은 역전됐다. 탄탄한 전기차 라인업을 바탕으로 핵심 시장인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미래 자동차 분야에서는 이미 일본차를 훌쩍 앞섰다.

현대차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휘 아래 공격적인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전략을 수립했다. 전기차 뿐 아니라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부문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와 점유율 7% 달성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전기차 수요 집중 지역 내 생산 확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및 배터리 모듈화 등을 포함한 배터리 종합 전략 추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기차 상품성 강화 등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가동했다. 지난 2021년 기준으로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4% 수준이었다. 그러나 해당 전략을 통해 오는 2026년에 17%, 2030년에 36%로 늘려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총 17개 이상의 차종으로 구축하기로 했다. 브랜드 별로 현대자동차가 11개, 제네시스가 6개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에 따른 전기차종의 다양화는 14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되고 있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미리 엿볼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부산모터쇼에서 아이오닉 6를 세계 최초 공개했다. 그리고 아이오닉 7 모델이 될 콘셉트카 '세븐'과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 및 기아 EV9 등을 선보이면서 미래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였다.

아이오닉 6 공개…1세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완성

부산모터쇼를 전후로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은 모델은 현대차의 아이오닉6다. 아이오닉6는 부산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오프라인 공개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공개를 시작으로, 승용에서 고성능 모델, 상용차까지 확장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는 동시에 전동화 속도를 높여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의 ‘퍼스트 무버’로서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디자인 타이폴로지’와 ‘스마트 스페이스’에 기반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승용 및 고성능 모델, 상용차에 이르기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전동화 전환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전기차 시장을 뒤흔든 아이오닉5의 후속작 아이오닉6는 ‘무한한 잠재력을 깨우는 사용자 중심의 공간 경험 제공’이란 개발 컨셉트로 다양화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고자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전동화 경험을 전달한다.

현대차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 부드러운 유선형의 디자인에 공간성까지 고려한 아이오닉6의 새로운 디자인 유형을 ‘일렉트리파이드 스트림라이너’로 정의했다. 또한 아이오닉 6에 세계 최고 수준의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하고, 공기역학적으로 완성된 디자인을 기반으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524km를 달성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7 컨셉트카 '세븐'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7 컨셉트카 '세븐' /사진=현대자동차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 /사진=제네시스
또한 현대차는 아이오닉7의 컨셉트카 세븐을 부산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공개하면서 아이오닉6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세븐은 지난해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바 있다. 세븐은 현대의 대형 전기SUV인 아이오닉7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아이오닉7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드는 1세대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하는 모델로 출시는 오는 202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오닉7이 공식적으로 출시되면 E-GMP 1세대 전기차 라인업이 완성된다. 이는 다양한 전기차종을 출시하겠다는 현대차의 목표가 달성된 것 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의 1세대 전기차 라인업은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아이오닉7, 제네시스 GV60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브랜드 제네시스 또한 세단 디자인의 비전을 담은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를 공개했다. 제네시스 X 스피디움 쿠페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실차 공개되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과 미래에 대한 영감이 응집되어 있는 컨셉트 모델로 지난 4월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첫 공개된 바 있다.

또한 G70 슈팅 브레이크, GV60, GV70 전동화 모델 등을 공개하며 제네시스의 전동화 라인업에 대해 기대를 모았다.

더 기아 컨셉트 EV9 /사진=기아
더 기아 컨셉트 EV9 /사진=기아
출시 1년도 남지 않은 EV9…"실제 양산형에 가깝다"

한편, 기아는 내년 4월 출시 예정인 EV9 컨셉트 모델을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이 차량은 지난해 11월 미국 LA 오토쇼에서 공개된 바 있다. EV9이 특히 관심을 끈 것은 컨셉트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출시일이 1년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실제 양산형에 가까운 형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현대차가 앞서 선보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도 컨셉트카와 거의 비슷한 외관으로 양산됐다. 이 때문에 EV9 또한 컨셉트카와 유사하게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EV9은 EV6에 이어 기아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다. EV9은 넓은 실내 공간을 특징으로 하며, 전장이 5m에 달해 현대 팰리세이드 보다 큰 SUV가 될 전망이다.

N Vision 74(왼쪽)와 RN22e. /사진=현대자동차
N Vision 74(왼쪽)와 RN22e.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1970년대 양산하지 못한 '포니'…드디어 부활?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온라인을 통해 지난 15일 ‘현대 N Day’ 영상을 공개하고, 이 영상에서 고성능 N브랜드의 전동화 비전 및 고성능 전동화 차량 'RN22e'과 'N Vision74' 2대를 소개했다.

RN22e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만든 컨셉트카로 최근 공개된 아이오닉 6의 스트림라이너 디자인이 적용됐으며, NVision74는 배터리 모터와 수소 연료전지를 함께 결합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1970년대 현대차 컨셉트카였던 ‘포니 쿠페’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

시각적으로 N Vision 74는 1974년 현대차의 컨셉트카였던 ‘포니쿠페’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눈에 띈다. 당시 현대차는 ‘포니쿠페’를 첫 양산 스포츠카로 선보이고자 양산 프로토타입 차량까지 개발했으나, 당시 경제위기에 따른 사회적 이유로 결국 양산에 이르지 못한 아쉬운 스토리가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컨셉트카가 실제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고 다양한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적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 /사진=현대자동차
한편,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전용공장 설립으로 전동화 전략에 한 걸음 빨리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최초의 전기차 전용 공장은 2조원을 들여 오는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전용공장 부지로는 울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간 생산 규모는 15만대 이상이다.

기아는 지난 5월 오토랜드 화성에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신개념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내년 3월 착공해 오는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기아의 신 공장은 지난 1997년 화성3공장 건설 이후 27년만에 국내 완성차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다.

양산 시점은 오는 2025년으로, 우선 10만대 생산이 목표다. 기아는 이를 통해 글로벌 PBV 1위 브랜드에 도전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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