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 숙박비 '먹튀' 논란에 경찰 수사 착수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최근 고객으로부터 호텔 숙박료를 선입금 받고도 호텔에는 돈을 보내지 않는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시끄러운 온라인 호텔 예약 대행사 '에바종'이 이미 2020년쯤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며 국내 호텔들에도 수천만원씩 돈을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업체는 올해 2월 국내 특급 호텔들을 패스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호텔 패스' 등을 추가로 출시해 피해 규모를 키워 논란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경찰도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에 들어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바종은 2020년쯤부터 계약을 맺은 국내 호텔들에 숙박료를 제때 지급하지 못해 미수금이 발생하는 문제가 잦았고 이로 인해 법원의 채무 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되기도 했다. 논란에 앞서, 에바종은 올해 1월 제주 서귀포시의 A호텔에 약 6700만원(원금+지연이자)을 갚지 못해 법원의 채무 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됐다.

A호텔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은 "당시 호텔은 고객이 숙박을 마치면 후불 정산을 하기로 에바종과 계약을 맺었는데, 에바종이 2020년부터 미납을 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텔 측에서 채권 추심을 신청했는데 이미 에바종의 법인 은행 계좌들에 다른 숙박업체들이 압류를 걸어 놓은 상태여서 어쩔 수 없이 채무 불이행자 명부 등록을 신청했다"고 강조했다.

에바종은 서귀포시에 있는 또다른 숙박업소에도 약2200만원(원금+지연이자)을 지불하지 않아 채무 불이행자 명부에 등재됐다. 유명 호텔체인도 2020년 약 9000만원의 미수금이 발생했으나 보증보험을 통해 대위변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에바종의 재무 구조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며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 내부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져 90% 이상 해외 호텔 판매로 수익을 내는 에바종이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에바종 관계자는 "이미 고객들한테는 해외여행 숙박비를 다 받아놓은 상태였는데 코로나19로 입국 거부국들이 생기며 갑자기 수백 수천 건의 예약이 취소되기 시작했다"며 "충분한 현금이 없다 보니 '클럽 머니'라는 적립금으로 환불을 해줬고, 사용처를 늘리기 위해 국내 호텔 상품을 엄청나게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이 추가로 유입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호텔 예약이 늘어나니 감당이 되지 않았다"며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직원들 임금체불도 되기 시작했고 보증보험 연장도 불가해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에바종은 고객 마케팅을 이어갔다. 올해 2월에는 1년에 약 1000만원 가격인 국내 호텔 패스를 출시했으며 '5성급 호텔 피트니스 센터·레저 클럽 무제한 이용권'도 최근까지 판매했다. 에바종은 여러 프로모션과 최저가 정책 등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았으나 지난달부터 피해가 속출하며 논란이 되기 시작했다. 고객이 에바종을 통해 결제한 숙박비를 호텔로 송금하지 않아 호텔 측에서 체크인이나 체크아웃을 하려는 이용자들에게 숙박비 재결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편, 해당 사건을 맡은 경찰은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