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사과 농장주는 왜 노지에 'ICT'를 도입했나

윤봉길 대표 "ICT가 노지에선 효율 떨어진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
김철호 기자 2019-08-25 16:43:00

전체 인구 2만 명이 조금 넘는 산골 마을 전라북도 장수군. 차량을 타고 해발 500m 일대에 올라가니 방대한 사과 농산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차량이 주차된 정면에는 여기서부터 모두 농장 땅이라는 듯, '청정원'이라는 농장명이 쓰인 팻말이 꽂혀 있었다.

멀찌감치 바라보니, 청정원 농장주로 보이는 인물이 자신의 스마트폰 속 화면을 유심히 들여다 보고 있다. 누군가와 연락이라도 하는걸까 하는 생각도 잠시, 취재진 눈 앞에 달려온 그는 자신의 화면을 내보이며 농장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스마트 폰 화면엔 각종 농업 데이터들이 빼곡히 기재돼 있었다.

청정원 농장의 윤봉길(61) 대표는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를 전면 도입했다. 그는 "나이도 있고, 노지재배이다 보니 주위에선 (ICT 도입을) 말리는 목소리가 더 많았다. 효율성이 나오겠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노지에 ICT 도입한 윤봉길 대표..."필요한 만큼 쓰면 수익 증대에 효과적"

통상 ICT는 노지재배가 아닌 시설재배에 주로 쓰이는 농법이다. 대기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재배면적이 방대한 노지재배는 ICT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로 ICT를 도입한 윤 대표는 "이러한 걱정은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그가 사용하는 기능들은 정밀제어가 가능한 첨단온실과 비교하면 간단한 시스템들이 전부다. 태풍이나 폭염 등 자연재해 위험도 끊이지 않는다. 천둥 번개가 쳐서 기계가 고장난 적도 있다.

그런데도 윤 대표는 스마트 팡미 노지재배에 큰 보탬이 된다고 말한다. 정확한 수치를 근거로 작물을 관리함으로써 더욱 안정적인 영농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기상 센서와 토양센서는 간단한 기능이면서도 동시에 노지재배에 가장 핵심적인 기능이다.

윤 대표는 "스마트 팜은 굳이 거창할 필요가 없다. 각자의 여건에서 필요한 성능을 잘 활용하면 반드시 이전보다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윤 대표는 "설비 업체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 대표는 안양에 위치한 T사 제품을 사용 중인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처리를 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철호 기자 fire@thekpm.com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