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렸는데 아무 효과 없었던 1위 제품… 동국제약 ‘인사돌’·명인제약 ‘이가탄’

인사돌·이가탄 등 치과치료 없이는 절대 효과 없어

유튜버 랭킹스쿨, 많이 팔렸지만 아무 효과 없던 제품 1위 잇몸약 선정

유튜버 치대남 “알고 먹으면 소비, 모르고 먹으면 기만”
김진환 기자 2021-03-05 16:54:32
유튜브 채널 랭킹스쿨 '잘 팔렸는데 알고보니 아무 효과가 없었던 것 TOP3' 화면 캡처.
유튜브 채널 랭킹스쿨 '잘 팔렸는데 알고보니 아무 효과가 없었던 것 TOP3' 화면 캡처.
[스마트에프엔=김진환 기자] 소비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는 상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품질이 뛰어나거나 효과가 좋거나 직접 소비해본 사람들의 호평이 판매로 직결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제품 본연의 가치보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과장 광고 등에 영향을 받은 소비자가 적지 않다.

구독자 678000명을 보유, 각종 순위를 정하는 유튜브 인기 채널 랭킹스쿨4잘 팔렸는데 알고보니 아무 효과가 없었던 것 TOP3’를 꼽았다.

TOP1의 영광은 동국제약 인사돌’, 명인제약 이가탄등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 잇몸을 튼튼하게 해준다는 잇몸약이 차지했다.

영상에서 랭킹스쿨 진행자는 치아 1개의 경제적 가치는 약 3000만원, 28개의 영구치를 모두 합산하면 84000만원에 달한다이와 잇몸은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주기적으로 잇몸약을 복용하시지만,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잇몸약 효과는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랭킹스쿨이 지적한 것처럼 인사돌과 이가탄 등으로 대표되는 잇몸약은 사실 거의 효과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고광욱 치과의사가 운영하는 채널 치대남에서는 지난해 728일 영상에서 시린이 잇몸 염증 치료에 인사돌이 정말 효과 있을까요?“라는 영상을 통해 인사돌의 과장광고와 소비자 기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치대남은 영상에서 인사돌이 잇몸치료제에서 보조치료제로 강등됐고 우리나라에서만 보조 치료제이지 다른 나라에서는 약으로 치지도 않는다 계속 복용하는 게 금지된 약품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2017년 기준 일반의약품 매출 순위 2위에는 동국제약의 인사돌이 올랐다. 인사돌의 매출은 약 402억원이다.

유튜브 채널 치대남 '시린이 잇몸 염증 인사돌이 정말 효과 있을까요?'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치대남 '시린이 잇몸 염증 인사돌이 정말 효과 있을까요?' 영상 캡처.


잇몸병의 원인은 치석이다.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어떤 약이든, 시술이든 잇몸병 치료 효과는 전혀 없다. 우리가 광고 등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과는 달리 인사돌을 먹을 경우 치석은 전혀 제거되지 않는다.

원래 인사돌은 잇몸병 치료제로 허가가 났다. 그러다 2016년 허가가 취소된다. 인사돌의 주성분은 옥수수불검화추출물이다. 이 성분이 치주인대재생’, ‘치조골 형성촉진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치석 제거 없이 이 성분만 복용해서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결론이 났다.

유사한 제품인 명인제약의 이가탄도 마찬가지다. 이가탄의 주성분은 염화리소자임이다. ‘소염효과즉 염증을 가라앉혀 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지만, 연구 결과 효과가 전혀 없던 걸로 밝혀졌다. 염화리소자임으로 만든 약물들은 다 위해약물로 선정이 돼 시장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이가탄은 보조성분들이 추가로 들어가 시장에서 살아남았고 인사돌과 마찬가지로 잇몸병 보조치료제로 강등됐다.

이가탄의 보조성분에는 카르바조크롬이 들어있는데, 이는 지혈성분이다. 피를 덜 나게 해주는 성분이지 치석을 제거해주는 성분이 아니다. 다른 성분인 제피아스코르브산’ ‘토코페롤아세테이트등이 있는데 이는 모두 비타민C·E 성분이다.

인사돌CF. 동국제약 광고 담당자는 “2019년 국내에서 외래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질병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었던 만큼 개인 잇몸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광고의 콘셉트는 ‘잇몸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으로, 건강한 잇몸은 꼼꼼한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필수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동국제약
인사돌CF. 동국제약 광고 담당자는 “2019년 국내에서 외래 진료를 가장 많이 받은 질병이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었던 만큼 개인 잇몸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광고의 콘셉트는 ‘잇몸 관리를 위한 생활습관’으로, 건강한 잇몸은 꼼꼼한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필수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사진=동국제약


아무런 효과가 없음이 증명이 됐지만, 아직까지 인사돌은 잘 팔리고 있다. 2017년 식약처 의약품 재평가에서 보조치료제로 허가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보조치료제는 기본적으로 치과치료를 병행하면서 같이 복용할 경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치과치료 없이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의미다.

치대남의 설명에 따르면 임상실험 결과 유의미한 효과는 없다고 결론이 났다. 그는 보조치료제 인사돌의 효과는 월미도에 물 한 바가지 부었다고 바다가 실제 넓어졌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아무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치대남은 인사돌의 홍보마케팅 능력을 극찬했다. 2016년 당시 치료제에서 보조치료제로 강등이 됐지만, 인사돌은 치주질환 보조치료제 효능 인정’ ‘누명 벗은 인사돌·이가탄, 식약처 보조치료제등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했으며 이게 시장에 먹혔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점은 인사돌은 식약처에서 1~3개월 이상 장기복용을 금지하는 제품이라는 사실이다. 장기복용에 대한 부작용이 있어서 금지한 것이 아니라 굳이 오래 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서 금지된 제품이다. 자칫 인사돌만 믿고 치석 제거를 소홀히 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잇몸병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금지한 것이다.

명인제약은 2021년 새로운 CF를 공개했다. 명인제약은
명인제약은 2021년 새로운 CF를 공개했다. 명인제약은 "잇몸병을 무조건 참는 것 보다는 치과치료와 잇몸약을 병행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아졌다"며 "특히 나이와 상관없이 잇몸건강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번 CF는 ‘나이 들어도 많은 분들이 이가탄을 통해 건강한 잇몸을 갖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명인제약
랭킹스쿨과 치대남 모두 인사돌의 광고를 문제 삼았다. 광고를 보다보면 평소에도 꾸준히 복용을 해야만 하는 약인 것처럼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인사돌은 여러 차례 과대광고로 과징금을 물었다. 하지만 과징금의 수준이 1000만원이 안된다. 400억대 매출을 포기하기엔 너무 적은 금액이다.

인사돌이 계속 문제가 되자 인사돌 플러스가 출시됐다. 인사돌 플러스는 소염진통제와 항생제가 추가된 제품이다. 하지만 이것도 효과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인사돌은 처음 1974년에 프랑스에서 수입된 제품이다. 프랑스에서 인사돌은 2005년 의약품 허가가 취소됐고 건강기능식품으로 변경돼 판매 중이다.

치대남은 “계속 먹겠다면 말릴 수는 없지만, 치석 제거 없이는 전혀 효과가 없으며 인사돌을 맹신하다 치료 시기를 놓쳐 이를 뽑아야 하는 지경까지 갈 수 있다”며 “알고 먹으면 소비지만 모르고 먹으면 기만당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환 기자 gbat@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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