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그들만의 청약시장이 시작된다

중도금 대출 규제에 현금 부자 아니면 강남 청약은 꿈도 꿀 수 없어
이철규 기자 2021-06-06 23:02:59
높아진 분양가에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서 현금 부자를 위한 청약 시장이 열리고 있다. 사진=이철규 기자
높아진 분양가에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서 현금 부자를 위한 청약 시장이 열리고 있다. 사진=이철규 기자


[스마트에프엔=이철규 기자] 오는 17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청약자들의 관심을 모으던 서초구 반포동의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 원베일리’가 분양을 시작한다.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강남의 노른자 땅에 위치해, 재건축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모으던 곳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2990세대로 이 가운데 224세대를 일반 분양한다.

입지도 좋고 강남권에 새로 짓는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인 만큼, 청약 경쟁률 역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은 가입 년도와 자녀 수, 무주택 기간 등의 가점이 높아야 하는 만큼, 무주택 다자녀 가족에겐 크나큰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분양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보다 40% 저렴한 3.3㎡(1평)당 5653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가가 역대 가장 비싼 가격이지만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적어도 1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평당 5600만원에 달하는 분양가와 신혼부부나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게 배정되는 특별공급이 없다는 것이다.

가점이 높아야 당첨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입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아파트는 전 주택형이 모두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다. 따라서 잔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또한 계약을 하기 위해선 10~20%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하다. 가장 적은 평형인 46㎡의 경우, 분양가가 10~11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계약금이 20%라면 2억원 이상은 쥐고 있어야 한다.

게다가 중도금 대출도 불가한 만큼, 잔금 20~30%를 뺀다고 해도 적어도 현금 7억원 정도는 쥐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땅의 국민 중에서 현금 7억을 쥐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무주택자로 그만큼의 현금을 지닌 사람이라면, 일명 ‘금수저’란 이야기를 듣는 이들일 것이다.

무주택자를 위한 주택 보급이 일부 금수저들을 위한 현금 잔치로 끝날 수 있다는 말이다. 돈이 없으면 ‘그림의 떡’인 그들만의 리그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이철규 기자 smartfn11@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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