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꽉 막혔던 대출 재개…“가계대출 총량관리에 여유”

이성민 기자 2021-11-24 16:44:36
시중 은행 앞 전세자금대출 상담 전용 창구 안내문
시중 은행 앞 전세자금대출 상담 전용 창구 안내문
[스마트에프엔=이성민 기자] 지난 9월 이후 금융감독 당국의 압박 속에 꽉 막혀 있던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하나·NH농협은행이 중단했던 신용·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하는 데 이어 KB국민은행도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다시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은 강도 높은 규제로 최근 가계대출 급증세가 다소 진정됐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총량 관리에 여력이 생긴 것이다.

9월 말 7.29%(작년 말 대비)까지 치솟았던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19일 현재 6.89%까지 떨어졌다. 국민(5.28%), 하나(5.14%) 등도 증가율이 하락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전세자금대출 방식 가운데 대출자가 '일시 상환'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변경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와 SGI서울보증이 담보하는 전세대출에 대해 ‘분할 상환’과 ‘혼합 상환(부분 분할 상환)’만 허용했다.

국민은행은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가계부채의 구조적 안정성' 등을 이유로 선택지에서 일시 상환 방식을 빼고 최소 원금의 5%이상을 분할 상환하도록 안내하다가 다시 일시 상환 방식을 부활시켰다.

또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으로 ‘KB시세’와 ‘감정가액’을 순차 적용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앞서 9월 말 잔금대출 담보 기준을 ‘분양가나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 금액’으로 변경하며 잔금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분양 아파트의 현재 시세가 다시 1차 기준이 되면 대출자 입장에서는 잔금 대출 한도에 여유가 생기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서 제외됨에 따라 마련된 추가 재원을 실수요자들에게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기존에 도입했던 대출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중단했던 신용대출과 부동산 대출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오후 6시부터 신용대출과 비대면 대출(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12월 1일부터는 주택,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구입 자금 대출도 다시 취급한다.

지난달 20일 하나은행은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대출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이들 대출상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NH농협은행도 다음 달부터 대표적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이 가계대출 관리에 들어가 연간 대출 증가율을 6%대로 낮추면서 대출에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8월 NH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작년 말 대비 7%를 넘어서자 신규 담보대출을 중단한 뒤 지난달 18일 전세자금대출만 다시 시작했다.



이성민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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