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민심은 '정권교체' 택했다

정우성 기자 2022-03-10 05:10:37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밝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밝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자택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
[스마트에프엔=정우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최종 당선됐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날 치러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 48.6%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득표율 47.8%)를 0.8%포인트(p) 차로 누르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거 결과는 살얼음판 그 자체였다. 출구조사부터 개표 과정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시종일관 초박빙 구도로 진행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후보 47.8%, 윤 당선인 48.4%로 격차가 0.6% 포인트였다. 반면 JTBC 출구조사 결과는 이 후보 48.4%, 윤 당선인 47.7%였다. 이 같은 초접전 양상은 개표 과정에서도 이어져 35% 개표 때까지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표차는 15만9402표에 불과했다.

사전투표에서 앞선 것으로 분석되는 이 후보가 리드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본투표 개표와 서울 강남 등 윤 당선인 우세 지역 개표가 본격화되면서 표 차이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 개표는 10일 새벽까지 피말리는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사진은 개표방송을 시청하는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왼쪽)과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모습
지난 9일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 투표 개표는 10일 새벽까지 피말리는 접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사진은 개표방송을 시청하는 더불어민주당 선거상황실(왼쪽)과 국민의힘 개표상황실 모습
10일 오전 1시25분 기준 개표율이 70%를 넘어가면서는 윤 당선인이 득표율 격차를 1% 가까이 벌리면서 달아나기 시작했다. 두 후보간 표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져 그 격차가 20만표에 달했다.

엎치락 뒤치락 긴박했던 득표 경쟁은 오전 2시15분쯤 KBS가 윤석열 후보 당선 유력을 발표하면서 또 한번 변곡점을 맞았다. 개표율이 85%대이던 당시 윤 당선인은 득표율 48.6%로 47,8%였던 이 후보를 약 25만표 차이로 앞선 상태였다.

안갯 속 득표 상황은 이날 자정을 넘어서까지 계속됐고 10일 오전 2시 30분을 넘어 개표율 90%에 이르러서야 윤곽이 드러났다. 방송사들은 10일 새벽 4시쯤 당선 확정 발표를 할 수 있었다.

지역별 판세를 보면 윤 당선인이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강원, 경북, 경남, 대전, 충북, 충남에서 승리했고, 이 후보는 경기, 인천, 광주, 전남, 전북, 제주, 세종을 가져갔다.

이날부로 윤 당선인은 본인과 자택, 사무실 등에 현직 대통령급 수준 경호를 제공하는 ‘갑호’ 등급 경호 대상이 됐다. 새벽 서울 광화문에서 진행되는 당선 축하행사에서도 당선인에 방탄 승용차를 제공하고 호위차량을 붙인다.

당선인을 만나려는 방문객 등도 철저히 점검한다. 당선인 이동 경로 곳곳에 경찰특공대를 배치하고 폭발물처리반도 투입, 위해 요소를 살피고 제거한다. 이동 경로 주변 건물 등을 사전 점검하고 저격요원과 금속탐지기 등도 배치한다.

이외 당선인의 서울 서초구 자택 및 사무실에도 24시간 경호 경비를 제공하며 청와대 입성 전 집무 공간 역시 현직 대통령 수준의 경호를 하게 된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윤석열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정계 입문 5개월 만에 제1야당 대선 후보로

윤 당선인은 작년 6월 29일 윤봉길 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같은 해 7월 30일 국민의힘에 전격적으로 입당했다. 당시 윤 후보는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이 달라도 한 가지 ‘정권교체’로 나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힘을 모을 때 우리는 더 강해진다”며 “그래야만 이길 수 있다. 그러면 빼앗긴 국민의 주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고도 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과 당내 경선을 거쳐 작년 11월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 2월 공개한 윤 후보의 10대 공약은 △코로나 극복 긴급 구조 및 포스트 코로나 플랜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 창출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 250만호 이상 공급 △스마트하고 공정하게 봉사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구현과 대통령실 개혁 △과학기술 추격 국가에서 원천기술 선도국가로 △출산 준비부터 산후조리·양육까지 국가책임 강화 △청년이 내일을 꿈꾸고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사회-여성가족부 폐지 △당당한 외교, 튼튼한 안보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과 원전 최강국 건설 △공정한 교육과 미래 인재 육성, 모두가 누리는 문화복지다.
대학시절 윤 당선인 /사진=윤석열 캠프
대학시절 윤 당선인 /사진=윤석열 캠프
◇ 대학 모의 재판서 전두환에 '사형' 구형...9수 끝에 검사로

윤 당선인은 1960년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최정자 전 이화여대 교수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9년 서울대학교 법학과에 입학했다. 동기동창인 문강배 변호사는 “그는 재학 중 친구와 잘 어울리며 활달했고, 특히 의리가 있는 친구였다”고 기억했다. 대학 재학 중인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유혈 진압과 관련한 모의재판에서 검사로 출연해 대통령 전두환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당시 상황으로는 모의재판이라도 사형을 구형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모의재판 이야기가 교내외로 퍼지면서 한동안 강원도로 피신하기도 했다.

1980년과 1981년 두 차례 병역 검사를 연기했다가, 1982년 양쪽 눈의 시력 차가 큰 부동시로 병역 면제인 전시근로역 처분을 받았다.

대학 4학년 때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으나 2차에서 떨어진 후 9년 동안 합격하지 못하고,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기에 다른 사법연수원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았다. 사법연수원 23기 수료 후 1994년 검사로 임용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으로 근무 중 2013년 4월부터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 특별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면서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직원을 체포했다. 특별 수사팀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후 2014년 2월 검찰 인사에서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로 좌천됐다. 2017년 5월 19일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됐다. 2019년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는 윤 당선인 /사진=연합
대검찰청 앞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는 윤 당선인 /사진=연합
◇검찰총장 임명 1년 9개월만에 사퇴

윤 당선인은 2019년 7월 검찰총장 취임사에서 “이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의 본질을 지키는 데 역량을 더 집중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신임 총장은 시카고학파인 밀턴 프리드먼과 1947년 스위스에서 자유주의 학자들의 모임인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를 결성해 자유주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는 데 힘을 쏟은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사상에 깊이 공감하고 있고, 자유시장경제와 형사 법집행 문제에 관해 고민해 왔다”며 “시장경제와 가격기구,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인류의 번영과 행복을 증진해 왔고, 이는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11월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의해 검찰총장 직무가 정지됐으나 법원의 집행정지 인용으로 12월 1일 직무에 복귀했다,

2020년 12월 14일 시작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는 자정을 넘겨 다음날 새벽 4시 마무리했으며 정직 2개월 처분을 했다.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직을 사임하면서 사퇴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도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우성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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