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봉 1억원’ 금융노조, 6년 만에 불법 총파업 강행

금융노조, 이날 2만명 규모 집회·행진
9월, 울산대병원 노조·경기도 버스 노조 파업
10월,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파업
신종모 기자 2022-09-16 10:06:40
한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16일 불법 총파업을 강행한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노조 소속 노조원들은 이날 하루 업무를 중단한다.

경찰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서울 도심에서 약 2만명 규모의 집회와 행진을 진행한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화문 세종대로 일대에 모여 집회를 한 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근처인 삼각지역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경찰은 서울 시내 세종대로와 한강대로 일대의 극심한 차량 정체가 발생할 것을 대비해 교통경찰을 포함한 20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를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행진 구간 주변에 안내 입간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달 19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또한 이달 14일에는 노사 금융노조위원장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의 교섭이 있었다. 15일에도 실무진의 협상에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가 원하는 임금 인상률은 5.2%다. 하지만 사측은 2.4%를 제시한 상태다.

애초 노조 인상안이 한은 물가 상승률 전망을 반영해 6.1%에서 5.2%로 낮췄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외에도 근로시간 단축(주 4.5일 근무제 1년 시범 실시), 점포폐쇄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금융 공공기관 혁신안 중단, 산업은행법 개정 전까지 산은 부산 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금융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수용할 수 없다”고 못을 막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융노조의 총파업에도 금융거래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외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금융노조 측은 “파업 당일 조합원 10만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 참여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했다”며 “무엇보다 영업점 직원 다수가 파업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노조의 지난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참가율은 약 15%, 4대 시중은행의 참가율은 약 3%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 당일 대체 인력을 투입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개별 금융기관 파업에도 시스템적 차원에서 정상 영업·운용이 가능하도록 전산 업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지난 7월 18일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공동교섭을 사측에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가 지난 7월 18일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공동교섭을 사측에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의 줄 잇는 불법파업 예고

울산대병원 노조, 경기도 버스노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 등이 파업을 예고했다.

울산대병원 노조는 오는 21일 임금인상과 인력충원을 요구하는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병원분회는 지난 1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8.7%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기본급 2.5% 인상과 일시금 지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병원 경영진은 의사 직종에 대해 성과급제를 확대하고 있으나 일반직원들은 그렇지 않다”며 “병원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은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도 버스노조도 오는 20일 민영제노선과 준공영제노선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30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조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14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에 있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노동쟁의조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협의회는 사측과 지난 13일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으로 운전인력의 유출 문제가 심각해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며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기도가 직접 참여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도 다음 달 10월 19∼21일 공동으로 쟁의행위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들 3사 노조가 함께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사 노조는 지난 7월 기본급 14만 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 공동 요구안을 마련한 바 있다.

이들 3사는 회사별로 올해 임단협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3사 노조는 “교섭 내용에 변화가 없으면 공동 파업 찬반투표로 사측을 압박할 것”이라며 “각 노조가 대의원대회를 열고 공동 쟁의를 위한 투표안 의결 등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파업안 가결, 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등으로 쟁의권을 확보하면 3사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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