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십 경영’ 행보 이재용 부회장…다음 달 회장 승진?

국내외 계열사 사업장 방문…임직원과 소통 확대
재계, 12일 준법위서 이 부회장 회장 취임 구체화 전망
손 회장 방한에도 ARM 인수 ‘오리무중’
신종모 기자 2022-10-12 10:33:58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광복절 복권 이후 핵심 계열사 방문과 해외출장 등으로 보폭을 넓히며 스킨십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다음 달 1일 창립기념일이나 늦어도 연내 삼성전자 회장으로 승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서초사옥에서 열리는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에 참석해 위원들과 면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현장 경영에 주력하면서 준법위 참석을 미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준법위는 매달 셋째 주 화요일에 정기회의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위원들의 일정 등을 고려해 수요일에 열린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준법위에서는 이 부회장의 승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날 정기회의에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위원들과 면담을 진행하면 지난해 1월 이후 약 21개월 만이다. 

다만 이 부회장의 연내 회장 취임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는 별개로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아울러 3주에 한 번씩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도 병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등기 임원에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현재 무보수 미등기임원 신분이나 복권 이후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 임원에 오를 수도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면서 연내 회장 승진 계획에 대해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할 거 같다”고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현재까지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부회장 신분이나 회장 신분이나 경영 활동은 같기 때문에 회장 타이틀에 크게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0일 멕시코 남동부에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현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국내외 임직원과 소통 강화…회장 준비 끝? 

이 부회장은 복권 이후 국내외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며 임직원과 소통을 확대하는 스킨십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반도체 연구개발(R&)단지 기공식 참석을 시작으로 26일 삼성엔지니어링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GEC), 30일 서울 송파구 소재 삼성SDS 잠실캠퍼스, 이달 11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 등을 차례로 방문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모습을 연출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총 2주간 멕시코, 파나마, 영국 등을 돌며 현지 삼성전자 가전공장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사업 현장에 파견돼 추석 명절에도 귀국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장기 출장 직원 가족들에게도 소정의 명절 선물을 보내 격려했다. 아울러 ‘2030년 세계박람회’ 지지도 요청했다.

다만 재계 최대 관심사인 삼성의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 암(ARM) 인수는 흐지부지한 상황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방한 중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두 차례 회동했으나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을 가졌다. 그러나 업계 최대 쟁점인 ARM 지분 매각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회동으로 ARM 인수 제안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ARM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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