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초격차’ 강공 드라이브…TSMC 넘본다

5세대 10나노급 D램·9세대 V낸드 등 양산 계획
GAA 기술 적용 3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 양산
3나노 GAA 2세대 공정 개발…오는 2024년 양산 목표
신종모 기자 2022-10-13 10:55:50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에 크게 밀리면서 2위 자리에 머물러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파운드리 매출은 53억 2800만달러(약 6조 8600억원)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이 기간 18.3%에서 16.3%로 줄었다.

반면 TSMC의 매출은 같은 기간 175억 2900만달러로 11.3% 증가했다. 점유율도 52.1%에서 53.6%로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차세대 반도체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반도체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상 필수 자산으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동시에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월 18일 총 2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이 그동안 ‘초격차 기술’을 중시하며 메모리반도체 산업을 글로벌 정상으로 끌어 올렸으나 차세대 반도체의 세계의 벽은 여전히 높다라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진=연합뉴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테크 데이 2022(Samsung Tech Day 2022)’에서 5세대 10나노급 D램과 9세대 V낸드 등의 양산 계획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현재 시스템온칩(SoC), 이미지센서, 모뎀, DDI(Display Driver IC), 전력 반도체(PMIC), 보안솔루션 등을 아우르는 약 900개의 시스템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간의 기능에 근접하는 성능을 제공하는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SoC에서는 NPU(Neural Processing Unit), 모뎀 등과 같은 주요 IP의 성능을 향상하는 동시에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업계 최고 수준의 중앙기억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개발하는 등 SoC의 핵심 경쟁력 강화할 계획이다.

또 사람의 눈에 가까운 초고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하고 사람의 오감(미각·후각·청각·시각·촉각)을 감지하고 구현할 수 있는 센서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오는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하고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낸드 기술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고 용량의 8세대 V낸드 기반 1Tb TLC(Triple Level Cell)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 7세대 대비 단위 면적당 저장되는 비트(Bit)의 수를 42% 향상한 8세대 V낸드 512Gb TLC 제품도 공개했다. 이는 512Gb TLC 제품 중 업계 최고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등 대용량 데이터가 필요한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QLC(Quadruple Level Cell) 생태계를 확대하고, 전력 효율도 개선해 고객들의 친환경 경영에 기여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개발·평가를 위한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하는 ‘삼성 메모리 리서치 센터(SMRC)’를 오픈한다”며 “레드햇, 구글 클라우드 등과 협력하며 올해 4분기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등 다른 지역으로 SMRC를 순차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손가락으로 3을 가리키며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TSMC보다 6개월 빨라

삼성전자는 지난 6월 30일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미터(㎚=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돌입했다.

GAA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보다 칩 면적을 줄이고 소비전력은 감소하면서 성능은 높인 신기술이다. 삼성전자는 3나노 양산으로 총 3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쓰는 핀펫과 달리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쓰는 4차원 방식을 채택해 기존 5나노, 4나노 기술보다 미세하고 정확하게 회로를 만들 수 있다.

3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정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이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가 이번 GAA 기반 3나노 양산에 돌입함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보다 6개월 빠르게 양산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3나노 공정의 고성능 컴퓨팅(HPC)용 시스템 반도체를 초도 생산한 데 이어 모바일 SoC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Channel) 4개면을 게이트(Gate)가 둘러싸는 형태인 차세대 GA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기존 핀펫 구조와 비교해 GAA 기술은 게이트의 면적이 넓어지며 공정 미세화에 따른 트랜지스터 성능 저하를 극복하고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반도체 핵심 기술로 손꼽힌다.

또한 삼성전자는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Nanosheet)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나노시트 GAA 구조 적용과 함께 3나노 설계 공정 기술 공동 최적화(DTCO)를 통해 전력구매계약(PPA)을 극대화했다.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됐다. 이어 GAA 2세대 공정은 전력 50% 절감, 성능 30% 향상, 면적 35% 축소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 고객 요구에 최적화된 PPA, 극대화된 전성비(단위 전력당 성능)를 제공한다”며 “차세대 파운드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파운드리 기술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는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동시에 인텔의 추격을 뿌리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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