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스위스서 도입한 '항암제' 미국서 임상 시작…"기술이전 추진"

최형호 기자 2022-12-13 17:04:45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신라젠이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항암제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 환자 모집을 시작한다.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기술이전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젠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구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신라젠은 그간 우수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했다"며 "이제 결실을 맺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미국에 위치한 세 곳의 임상기관에서 BAL0891 1상의 환자 모집을 진행한다"며 "1상을 신속하게 진행해 신규 기전 항암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 난치성 암종을 표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AML)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라젠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열고 연구개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사진=최형호 기자)

◆차세대 항암바이러스 SJ-600시리즈 임상 현황과 계획 공개

신라젠은 이날 SJ-607 등을 비록한 SJ-600 시리즈의 연구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했다. 현재 SJ-607의 동물 전임상을 마무리한 단계로, 국제 학술지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같은 최고 권위 학회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한다.

신라젠은 정맥 투여 시 혈중 보체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기존 항암 바이러스의 한계를 SJ-600 시리즈는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SJ-600 시리즈는 조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SJ-607은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앞서 진행한 동물 전임상에서 이같은 효과를 입증했다. CD55 단백질이 SJ-607 항암 바이러스 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항암바이러스의 혈청 내 안정성이 500% 이상 개선됐다.

◆바실리아서 도입한 BAL0891, 미국·한국서 임상 1상 진행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기술 도입한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을 시작하고, 환자 등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이달 중 Mary Crowley Cancer Research(Dallas, USA)를 등 미국에 위치한 세 곳의 임상 사이트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한다.

이미 임상 사이트를 확정한 만큼 임상 1상을 신속하게 진행해 신규 Cytotoxic 기전의 항암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신라젠은 삼중음성유방암(TNBC) 등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향후 혈액암(AML)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신라젠은 두 가지 mitotic Checkpoint kinase TTK 와 PLK1을 저해하는 기전인 BAL0891의 전임상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BAL0891은 전임상에서 TNBC, EAC, CRC, UC, GC, RCC 등 다양한 암세포주를 효과적으로 저해했으며, 경구 투여보다 정맥 투여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특히 BAL0891은 mitosis를 저해하는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병용 시 시너지 항암 효능을 보였다. 실험에 사용한 암 모델은 BAL0891 및 파클리탁셀에 약한 정도로 반응하는 모델이지만, 두 약물의 병용에 의해 뚜렷한 항암효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단독제제로서도 우수한 항암 효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 (사진=연합뉴스)

◆'연구 중심' 신라젠으로 변화…"항암 신약 개발 선도 기업으로 우뚝"

신라젠은 R&D 고급 인력을 확보하고 연구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노바티스·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경험이 있는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를 비롯한 의사(MD) 3명을 포함해 R&D 인력을 40% 이상 늘렸다고 전했다.

김재경 대표는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망 파이프라인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추가로 지속해서 개발하는 노력은 신약 개발 회사의 중요한 일"이라며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자 전력을 다했고 이제 그 결실을 보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2020년 5월 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2020년 11월 기업심사위원회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2월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하면서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R&D 인력을 충원하고 투명경영, 기술위원회도 출범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항암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활대 중이.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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