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한파’ 위기 극복…삼성전자 ‘투자’ vs SK하이닉스 ‘감산’

삼성전자, ‘기술 초격차’ 앞세워 과감한 투자 가속
SK하이닉스. 투자 규모 50% 축소·저수익 제품 중심 감산
신종모 기자 2023-01-02 10:41:3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반도체 업황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극심한 ‘반도체 한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PC,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소비가 줄고 고객사 재고 조정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들 양사는 10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에 처함에 따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반도체 위기 극복에 나설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강조한 ‘기술 초격차’를 앞세워 인위적 감산 대신 투자를 지속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이후 업황이 회복될 때 투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월 18일 총 2주간의 유럽 출장 이후 입국하면서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장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반도체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시장수요에 의존하는 투자보다는 일관되게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3조 5244억원, 영업이익 7조 210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인 4%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조 6598억원(48%) 급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10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투자액 대비 내년 투자 규모를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생산 축소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수요 성장을 주도하게 될 DDR5, LPDDR5 등 신제품 양산을 위한 필수 투자는 지속할 방침이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Global) 전략’을 신설했다. 또한 글로벌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Global Operation TF)’를 구성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조 9166억원, 영업손실 419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30%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반도체 섹터 선임연구위원(애널리스트)은 “현재의 공급 과잉은 어느 정도 시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시장의 DDR5 교체 수요와 스마트폰 메모리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탈 전망이기 때문에 재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반등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