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내렸다지만…주택구입부담지수 2004년 이후 최고, '고금리' 탓

최형호 기자 2023-01-02 16:11:50
[스마트에프엔=최형호 기자] 주택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를 전후로 하락세를 타고 있지만, 금리 상승 때문에 대출상환부담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재차 최고치를 찍었다.

2일 주택금융공사(HF)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89.3이다. 관련 통계가 쓰이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값이다.

사진=연합뉴스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2021년 4분기 83.5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80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84.6, 2분기 84.9에 이어 3분기 89.3까지 네 분기 연속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가중됨을 의미한다.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가구소득의 약 25%를 부담하면 주택구입부담지수가 100으로 산출된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시세와 통계청 가계조사 및 노동부의 노동통계조사,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신규취급) 금리 등을 토대로 산출한다. 가계 소득과 금리, 주택가격을 모두 아우르기에 주택가격의 고평가나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주택구입부담지수가 214.6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면 소득의 절반이 넘는 54%를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한다는 의미다. 통상 서울의 경우 주택부담지수 130∼140(소득에서 주담대 상환 비중 33∼35%)선을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서울과 전국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상승한 것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상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수산출의 토대가 되는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다.

주택 가격은 낮아졌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주담대 이자 부담은 늘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3.25%로 2.75%포인트 인상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가중평균)도 2.88%에서 4.74%로 1.86%포인트 상승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97%에서 7.85%로 3.88%포인트 급등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주담대 보유 차주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0.6%였고 주담대와 신용대출 동시 보유 차주의 DSR은 70%에 올라섰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3분기 전국 중위 주택가격은 전 분기 대비 1.2% 내리고 중위 가구소득도 0.2% 상승했지만, 대출금리 수준이 18.6% 상승하면서 전국 주택가격부담지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최형호 기자 rhyma@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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